게시글 검색
[철학은 나에게 말걸기]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어쨌다고?

창작자푸른비 이창우 (overdye)
2018-10-05 11:55:02
1    

 

 그거 느끼세요? '인생 역전'이란 말과 한 방에 터뜨린다는 '대박'이란 말이 슬그머니 일상에서 자연스러워졌다는 거요. 여러 의미로 해석될 여지는 있습니다만 여전히 대개는 돈을 가리키지요.

 

 돈이 많다고 나쁘다거나 돈이 최고라는 말에 무조건 아니라 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돈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 세상에는 넘치니까요. 그리고 그 돈은 사용자에 따라 얼마든지 그 가치를 달리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철학 동화가 던지는 질문은 젊은이를 병든 노인으로 변하게 한 꿀물은 달콤하지만 순간이란 의미겠지요. 생각하지도 않았던 '행운'이란 것이 내 앞에 엄청난 부로 펼쳐지면 사람이 급격하게 변하기도 합니다.

 

 한국 사회의 급성장이 가져온 한강의 기적이란 말에서처럼 말이지요. 졸부들이 늘어나면서 주체할 수 없는 재물은 향락과 사치로 자신을 과시하는데 주로 쓰이며 돈의 가치를 하락시킵니다. 꿀물을 선택한 젊은이처럼 말이지요.

 

  그 이야기를 읽어 보고 질문을 던져 보죠.

 

 시골 마을에 한 젊은이가 살았습니다. 젊은이는 아침부터 밤까지 묵묵히 밭을 갈고 가축을 키웠습니다.

“참 부지런한 친구야.”

마을 사람들은 언제나 젊은이를 칭찬했습니다. 하지만 사탄은 그게 참 못마땅했습니다.

“난 저 녀석이 마음에 안 들어. 흥, 어디 한번 겨뤄 봐야지. 누가 이기나 보자.”

늘 나쁜 짓만 생각하는 사탄, 대체 무슨 꿍꿍이일까?

창문으로 사탄이 나타나자 젊은이는 깜짝 놀랐습니다.

“흐흐, 나하고 재미있는 내기 한번 해 볼까?”

사탄이 짐 보따리를 풀며 말했습니다. 거기엔 작은 병 열 개가 있었습니다.

“이 병들 중에 아홉 개는 달콤한 꿀물이 들어 있고, 한 개는 독약이 들어 있네. 만일 자네가 꿀물을 고른 다면 황금을 주겠네. 평생 쓰고도 남을 거야.”

젊은이는 한참 고민했습니다.

‘열 개 중에 독약이 든 병은 딱 하나 뿐이란 말이지? 그것만 안 고른다면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을 거야.’

마침내 젊은이는 병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 꿀꺽, 꿀꺽, 꿀꺽~

“이야! 꿀물이다. 달콤한 꿀물이야! 내가 이겼어!”

젊은이는 만세를 불렀습니다. 사탄은 말없이 금덩어리를 내주었습니다.

“이봐, 언제든지 금이 필요하면 날 찾아오게. 내기를 할 때마다 금을 더 많이 줄 테니.”

사탄은 보따리를 싸들고 휙 사라졌습니다.

“이제 부자가 됐으니 이따위 농기구는 필요 없겠지?”

젊은이는 곡괭이를 내팽개치고 헛간을 떠났습니다. 도시로 떠난 젊은이는 신이 났습니다. 먼저 커다란 집을 사고, 화려한 옷을 입었습니다. 또 매일매일 술을 마시고 도박장에 들어가 큰돈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돈이 다 떨어졌습니다.

 

젊은이는 사탄을 찾아가 또 한 번 내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병 아홉 개 중에서 또 하나를 꿀꺽꿀꺽 마셨습니다.

“야호, 이번에도 꿀물이다! 내가 이겼어!”

 

 

젊은이는 또 흥청망청 돈을 썼습니다. 돈이 떨어지면 또 사탄을 찾아가고, 또 찾아가고, 또 찾아가고.

그러다 보니 건강도 나빠지고 얼굴도 쭈글쭈글해졌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기를 할 때마다 늘 젊은이가 이겼습니다.

“야호, 또 이겼다, 또 이겼어!”

하지만 겉모습은 점점 노인처럼 변해 갔습니다.

어느 날 젊은이가 마지막으로 사탄을 찾아왔습니다.

“이제 병이 두 개밖에 안 남았네? 흠, 그래도 내가 이길 게 뻔해.”

젊은이는 병 하나를 들고 꿀꺽꿀꺽 마셨습니다.

“야호! 꿀물이다! 끝까지 내가 이겼어!”

그때 사탄이 조용히 말했습니다.

“이봐, 늙은이! 이긴 건 자네가 아니라 바로 나야, 나!”

“응? 어째서?”

“처음부터 독약 같은 건 없었어. 열 개 모두 꿀물만 들어 있었지. 하지만 거울을 봐. 자네 얼굴을 보란 말이야!”

거울 속에는 백 살도 넘어 보이는 늙은이가 서 있었습니다. 꼭 독약을 먹은 사람처럼 흉한 얼굴이었습니다.

<꿀물과 독약> 원작. 이슬람 수피 사상 / 글. 김진락

 

 자본주의가 누군가에게는 꿀물이었다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독약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자본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어야 더 이상 독약으로 삶을 마감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텐데요.

 

 이 철학 동화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뜻밖에 한국사회가 놓여 있는 승자독식의 사회구조입니다. 흙수저와 금수저로 수저 타령을 해야 하는 이 사회에서 그 심각성을 외면하는 정부는 한마디로 무능한 겁니다. 왜 그런 일들이 계속되는 지 알아낼 관심조차 없나 봅니다.

 

 꿀물만을 마시고 있는 기업이 당연하게 환원할 사회 책임을 마다한다면 정부는 정책의 변화로 다수의 약자들에게 되돌려 줄 수 있는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기업은 노동자의 복지와 실질 임금 지급을 의무화하도록 제도의 확립을 해야 하고 사법부는 악덕 기업에 정의의 칼을 휘둘러야 마땅한 일입니다.

 

 민주 공화국에서 공화주의는 공공의 영역을 우선으로 합니다. 사회 복지를 확대하고 빈부의 격차를 좁혀 나가는 일, 보편 복지입니다. 민주주의에서 공화 정신이 살아날 때 사탄의 꿀물과 독약은 쓸모없게 되겠지요. 생명과 바꿀 내기에 빠지는 어리석은 짓도 덜 일어나겠지요.

 

 


• 페미니즘 공부하는 팟캐스트입니다.

• 상품구매시 [후원할 창작자]에서 '페미니즘 이야기'를 지정하시면 수익금 일부가 후원됩니다.

• 플레이어를 백그라운드로 실행하려면 제목이나 섬네일을 클릭하면 됩니다.


댓글[0]

열기 닫기

게시글 검색
1 2 3 4 5 6 7 8 9 10
 

콩가루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