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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세상 나누기]

세상을 뒤흔든 위대한 보도 - [더 포스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푸른비 이창우 (mediamall)
2018-11-28 1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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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언론 앞에서 보여주는 관료의 이중성을 관객에게 보여주면서 앞으로 전개될 사건을 예고한다. 1971년, 뉴욕타임즈의 ‘펜타곤 페이퍼’ 특종 보도로 미 전역이 발칵 뒤집힌다. 법원은 국가 안보를 내세워 정부의 요구를 들어준다.

 

트루먼, 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에 이르는 네 명의 대통령이 30년간 감춰온 베트남 전쟁의 비밀이 알려지자 정부는 관련 보도를 금지시키지만, 경쟁신문사인 워싱턴포스트의 편집장 ‘벤’은 베트남 전쟁의 진실이 담긴 정부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를 입수한다.

 

결국 4천 장에 달하는 정부기밀문서를 손에 쥔 ‘벤’은 미 정부가 개입하여 베트남 전쟁을 조작한 사건을 세상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최초의 여성 발행인 ‘캐서린’은 회사와 자신, 모든 것을 걸고 세상을 바꿀 결정을 내린다.

 

진실이란 무엇인가. 이 말 앞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이들이 있을까? 개인들의 감각으로 진실이 가볍게 무시되는 경우가 일상생활에는 숱하다. 진실은 그 자체로서 도덕적 가치는 아니기 때문에 일상의 언어 사용에서 극단적인 엄격성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심각한 경우는 진실을 왜곡하려는 고의적 의지를 전제하는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은 도덕적 이유 때문이지 논리적 이유가 아니다. 도덕이나 윤리는 우리의 삶을 억누르고 강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도덕은 굴레가 아니라 개개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마음껏 누림으로써 기쁨과 행복을 얻는 것이 도덕적인 삶이라 생각한다. 개인들이 지닌 이 잣대가 우리 안에 있었기에 한국사회의 진실들도 영원히 침몰할 수는 없었다.

 

기쁨과 행복은 비도덕적인 상황에서는 누릴 수가 없다. 그래서 스스로 자유를 충실히 누릴 수 있는 양심, 도덕에 따른 책임감을 행할 때 만나는 기쁨이며 행복인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진실은 정신을 때로 교란시킨다. 불행히도 말의 의미는 세월에 따라 바뀌게 되기도 하지만 진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진실을 위해 또는 공동체를 위해 개인의 삶을 희생당한 이들은 그 주검으로 말을 건넨다. 남은 자들은 그들이 남긴 흔적들을 외면하거나 왜곡하기에 진실은 역사의 그늘에 숨죽이고 있어야 했다. 영화는 여성 발행인 캐서린에 집중하는데 그 이유를 벤의 아내가 이렇게 설명한다.

 

“캐서린은 평생 생각하지도 않았던 자리에 있어. 그녀가 자격이 안 된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자리지. 넌 제대로 못 한다. 네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계속 들으면서 무시당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하지. 그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스스로도 그렇게 믿게 되어 버리지. 그런데도 전 재산과 인생과 다름없는 회사를 걸고 이런 결정을 내리는 건 정말 용감하다고 생각해.”

 

 

세상을 뒤흔든 위대한 보도는 저널리즘의 사명감, 한 여성 발행인이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 후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의 징후를 알리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언론의 자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 저널리스트의 사명감은 세상이 진보할 수 있는 힘이다.

 

당신과 나, 둘이면 하나의 세계가 된다.

 

한나 아렌트의 말을 가슴에 새기며 내 옆에 서 있는 그대에게 눈웃음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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