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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세상 나누기]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용기로 불리는 세상에서...

창작자푸른비 이창우 (overdye)
2019-04-28 12: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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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콜레트 / 워시 웨스트모얼랜드 감독

 

영화 《콜레트》는 2018년 개봉한 영국, 미국의 전기 영화로 한국에서는 2019년 3월 개봉작이다. 워시 웨스트모얼랜드 감독이 프랑스의 소설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는 시대 배경에서 오는 큰 차이를 빼면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콜레트이기를 원하는 사람 이야기로 다가온다. 어떤 형태이건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고 여전히 ‘용기’라는 말로 옷을 입힌다.

 

남편 뒤에 숨지 않아도 되는 시대라 해도 남편이라는 존재가 필요한 시대로 생각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 일로 여기는 사회이니까. 인플루언서가 되는 일이 사회적으로 성공이라는 의미로 포장되어 개인에게 다가오는 자존감과 충돌하기도 한다.

 

개인보다는 집단이 우선이던 시대는 과거 세기로 밀려나갔지만 여전히 과거는 지독한 끈으로 이어져 온다. 한 개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평생이라면 결국, 죽음이 임박할 때 마주할 순간에야 오롯이 ‘나’ 일 수 있다.

 

 

영화에서 콜레트는 자신이 꿈꾸던 결혼 생활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눈다.

 

“어떤 역할을 연기한다는 기분이 든 적은 없나요?”

“무슨 소리냐?”

“아내나 엄마의 역할을 잠시 맡고 있는 것 같은...”

“아내로서는 그럴 때가 있지만 엄마로서는 없어.”

 

결혼 생활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에서 결혼의 의미는 어떻게 개인에게 영향력을 발휘해 왔는지. 내 어머니도 모두가 따른 그 길을 걸으며 전해준 여성의 역할. 과연 내 의지로 결혼을 선택하긴 했던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은 행복하다. 그리고 그 사랑의 힘으로 모여진 작은 공동체는 세계의 야만과 탐욕에서 비껴 나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위대한 진리의 시작이 나에게서 시작될 수 있다는 진실을 외면하고 있기에 끊임없는 불안과 자기기만, 불신의 늪에서 분노와 절망으로 허덕거리는 것은 아닐지.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자기'임을 인식할 수만 있다면 내 곁의 그대를 충분히 사랑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그 한 걸음을 떼는 것이 아니겠나. '나'를 드러내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기를...

 

러시아의 문호 체르니셰프스끼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결혼을 이렇게 말한다.

“굳이 말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그것은 위대한 비밀이며 다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라고. 그리고 거기에는 어떤 기술도 필요 없으며 오로지 순수한 마음과 정신, 그리고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자유에 대한 의식만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그 이상의 비밀은 없다.”

 

콜레트가 선택한 것은 현대에서는 너무도 잘 알려진 말이지만, 에리히 프롬의 저서『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에서 자유롭기 위해 견디기 힘든 고독과 통렬한 책임을 받아들인 것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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