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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냥이와 엉성이]

잠시, 이별 후 아픔.

창작자푸른비 이창우 (overdye)
2019-10-15 09: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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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이는 일상이 일탈처럼 여겨지는 9월을 보냈습니다. 살아온 동안 경험할 수 없었던 일이 서너 개 겹쳐서 일어나면 마음과 몸이 분리되기도 하나 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엉성이의 일탈이 삶의 향기를 더하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1주일에 서너 번을 외출하고 돌아오면 우리 씨 목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자극합니다.

 

엉성이에게는 결코 긴 시간은 아닌데 우리 씨에겐 아니었나 봅니다. 냥냥이와 엉성이의 삶 주기가 다르다 보니 엉성이는 우리 씨에 대해 부족한 점이 많았던 거죠. 굳이 결과적으로 본다면요.

 

장항 선셋 페스티벌이 열리는 동안 작은 지역 축제들도 선을 보입니다. 그 축제에 레아(난생처음 레드카펫에 선 아찔한 그대)는 '다방 영화제'를 기획해 멋지게 축제를 해냈어요.

 

레아는 영화제를 기획하는 프로그래머들이 모여 동아리 활동을 하고 공식적인 행사를 처음 해냈답니다. 실험 적으로 지난 2월 비공개로 '비닐하우스 뮤직 영화제'를 기획해 지인들의 호응과 기대감 충전의 시간을 보냈고요.

 

이러저러 엉성이는 여름부터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고 과정에서 마주치는 아찔한 순간에서 꿈틀거리는 삶을 배웁니다. 한글날을 앞두고 여름부터 진행된 일이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잘 치른 후에는 스스로를 격려하는 일은 엉성이 몫입니다. 처음에는 강원도를 생각하다 제주도까지 가게 되는 화려한 외출로 우리 씨와 잠시, 이별입니다.

 

제주 함덕해수욕장 근처에 도착해 검은 바다가 보내주는 소리에 스르르 마음이 내려앉아 8 헤르츠가 되더군요. 창을 열어두고 바다에서 들려주는 파도의 울렁임에 느긋하게 누운 엉성이에게 톡이 왔어요.

 

새벽 2시 가까이 날아온 소식은 우리 씨의 상처 난 몸을 찍은 사진이었답니다. 군산공항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엉성이는 발견하지 못한 상처라.. 긴 밤 내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이런 갑작스러운 사고는 여행자를 방안에 묶어버립니다. 스스로 묶일 예정으로 만든 일탈이지만, 외부 상황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던 날이었어요. 그래요, 지인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엉성이는 괘 긴 시간 힘들었겠죠.

 

바로 아침이 되자 지인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달려가 수술을 하고 지금은 잘 회복 중입니다. 외상으로 인해 겨드랑이부터 긴 상처를 꿰맨 자국이 오늘 아침까지 괜찮아 보입니다. 며칠 후에 실밥을 풀러 가야겠죠.

 

    "우리 씨, 잘 견뎌내 줘 고마워요^^"

 

위험하다고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마도 엉성이 시선일 뿐이겠죠. 우리 씨가 캣 타워로 애용하는 벽 선반 위 책들을 지나 아래로 내려오려면 부엉이 시계를 지나거든요. 엉성이가 좋아하는 흰 부엉이인데..

 

부엉이 시계에 달린 날카로운 두 개의 바늘 중 하나에 스친 것 같아요. 엉성이가 발견은 했었거든요. 우리 씨 하얀 털이 시계 중심에 돌돌 말려 있기도 했던 것 같아요. 멈춘 시계를 꺼내 건전지만 바꿨네요.

 

아마 우리 씨가 지나 내려오다 하얀 털이 걸렸나 보네... 엉성이는 역시나 치밀하고 섬세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두근거리는 새벽을 지나 무사히 마친 우리 씨 수술 이야기를 듣고서야 바다가 보이더라고요.

 

화려한 외출이라 이름 지은 엉성이의 일탈처럼 우리 씨도 피 흘리는 일탈을 경험하셨네요. 잠시, 이별 후 아픔은 치유되고 있는데 우리 씨가 보이는 행동은 어째 애착을 넘어 집착이 되는 것만 같아요. 이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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