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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로' 주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임승수 (mediamall)
2018-07-21 10: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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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이해하는 공산당 선언> 관련해서 유력 일간지 네 곳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모두 다음주에 나오나보다. 주말에 기사가 올라오면 그것을 재료로 인터넷 게시판에 홍보를 하려고 했는데, 더 이상 홍보를 미룰 수 없어서 조금 전에 게시판 홍보에 들어갔다. 오늘은 첫째 딸의 생일이다. 빕스에 가서 밥 먹기로 했는데, 빕스 식사비용이라도 벌어야지.... 인터넷 게시판 홍보를 하면 욕하는 댓글이 솔찬히 달린다. 저자가 직접 홍보를 해도 그렇다... 그와 관련된 십 년전 일을 오늘도 곱씹으며 판매전투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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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책이 막 세상에 나왔을 때, 그러니까 2008년 12월의 일이다. 평소에 인터넷 홍보에 관심이 있다 보니, 게시물 하나당 조회수가 수백에서 수천까지 치솟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홈페이지 주소들을 틈나는 대로 모아두고 있었다. 책이 출간되자마자 뇌 구조를 저자 모드에서 영업 모드로 전환했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정가가 15,000원이고 내가 저자로서 계약한 인세율이 10%이니, 한 권 팔면 1,500원이라는 구체적인 ‘성과급’이 보장된 영업 아닌가.


확보해 둔 홈페이지 주소들을 차례로 방문하며 미리 준비해놓은 게시물 내용을 Copy & Paste 신공으로 각 홈페이지 게시판에 뿌려대기 시작했다. 게시물의 제목은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책 재미있네요’이다. 처음에는 제목을 ‘제가 이번에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책을 출간했습니다’로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저자가 직접 자신이 쓴 책을 인터넷 공간에 홍보 뛰는 것이 좀 민망해서 제3자가 게시물을 올리는 느낌을 주도록 제목과 본문을 작성했다. 뭐 솔직히 저자가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책 재미있네요’라고 얘기한다고 거짓말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내 책 내가 재미있다고 말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런 이유로 게시물 올릴 때 사용한 닉네임은 당연히 실명이 아니었다.
 

꽤 많은 홈페이지를 순례하며 게시물을 올리다 보면 마치 가가호호 방문하며 신문을 돌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뭐 둘 다 소식을 전한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니 말이다. 홈페이지 목록 최하단의 주소를 방문하면서 신문배달원이 마지막 집을 방문하는 느낌을 알 것도 같았다. 이것도 노동이라고 홈페이지를 순례하고 나니 목이 마르다. 물 한 잔 들이켜고 숨 좀 돌린다. 몇 시간이 흐른 뒤 차분한 마음으로 책 홍보 게시물을 올린 홈페이지들을 다시 순례한다. 조회수는 얼마나 나왔는지, 댓글은 좀 달렸는지, 혹시 게시판 관리자가 삭제하지는 않았는지, 좀 심한 경우는 홈페이지에서 내 계정이 퇴출된다던지 등의 일들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범죄자는 사건의 현장에 꼭 다시 방문한다고 누군가 그러던데. 내가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왜 이런 얘기가 하필 홈페이지 재방문하는 바로 그 순간에 떠오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특히 조회수가 많이 나와 눈여겨보는 모 홈페이지를 방문했을 때였다. 조회수도 예상대로 흡족한데다가 댓글도 달려있는 것 아닌가. 차분한 기대감으로 댓글을 읽어 내려갔다. “임승수 씨,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되죠.”라는 댓글을 눈으로 포착했다. 완전범죄로 생각했던 범죄현장에서 덜미가 잡힌 범인의 심정을 순식간에 깨달았다. 어떻게 나인 줄 알았을까, 나는 실명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단서가 하나 떠올랐다. 내가 사용하는 영문 아이디다. 해당 홈페이지에서는 닉네임은 변경할 수 있지만 영문 아이디는 고정되어 있는데, 내가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영문 아이디와 똑같은 스펠링으로 만든 것이다. 책의 저자가 마치 제3자인 듯 자신이 쓴 책을 홍보한 것이 까발려진 순간이다. 무척 당황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공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바로 그 밑에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안녕하세요.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저자 임승수입니다. 사회과학 분야의 책은 워낙에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에 목돈이 드는 신문광고 같은 홍보를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런 이유로 저자가 직접 게시판에 책을 홍보하게 됐습니다. 저자가 직접 홍보하는 것이 좀 민망한지라 닉네임을 사용해서 올렸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립니다."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진심이었다. 오죽하면 저자인 내가 게시판 홍보 따위를 하며 영업 모드로 전환을 하겠나.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돈 안 들고 시간만 들이면 되는 게시판 홍보라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하는 것이다. 담배를 배우지 않은 것이 한탄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굴욕 댓글 달고 난 후라면 담배라도 한 대 빨아줘야 그나마 아픈 마음을 달랠 수 있을 텐데.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내가 진심을 담아 올린 글에 다음과 같은 글들이 연이어 달린 것이다. ‘오죽하시면 이러시겠어요? 방금 주문했습니다.’ ‘저도 방금 주문했습니다. 힘내세요.’ 내 기억으로는 그 게시물 댓글에서만 세 명이 주문을 했다고 남겼던 것 같다. 역시 진정성과 진심은 4,500원을 벌어주는구나. 이때부터다. 내가 저자라는 것을 떳떳하게 밝히고 신간을 소개하게 된 시점은.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떳떳하게 저자임을 밝히고 직접 홍보를 한다고 다 격려와 주문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들 사는 것이 팍팍해서 인심이 각박해졌는지 저자임을 밝혀도 조롱과 비난 공세는 피할 수 없었다. 그런 조롱과 비난 댓글이 안타까웠는지 나에 대해 애정을 가진 몇몇 독자는, 좋은 책 쓴 저자가 왜 그렇게 싸게 구느냐며 안타깝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게시판 홍보를 안 할 때에 비해 할 때가 책이 더 나가는 것을. 자전거 페달을 계속 밟아야 자전거가 안 쓰러지고 책이 계속 나가야 나와 우리 가정이 무너지지 않는다. 사진 속의 아이들이 오늘도 나만 바라보고 있다.... 
 

** 몇 달 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책 써서) 왔습니다.(굽신굽신) 책 한 권만 '지금 바로' 주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중에 사야지, 하는 분들은 결국 구매 안 하시더라고요...ㅎㅎ) **
 

<원숭이도 이해하는 공산당 선언> 예스24 주문 링크
http://www.yes24.com/24/goods/62129472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의 저자 임승수입니다. 1만원보다 1시간이 소중하다는 주제로 인생관에 대한 강의를 제작했습니다. 좋아요와 구독 환영입니다! 관련 문의는 reltih@nate.com 으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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