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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슬기로운 감빵 생활 (1)

최진수 (mediamall)
2018-01-20 14: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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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감이 일부 시청자들의 폭발적 반응 속에 종영됐다. 나도 그 시청자 중 1인이었지만, 여행을 다녀오느라 종방을 놓쳤다. 앞으로 내가 이곳에 올릴 모든 글의 부제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다. 나는 여전히 내가 사는 이곳 헬조선은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은 아직 다 걷어내지 못한 창살 안 이야기일 뿐이다.
 

첫 글은 흥미를 끌어야 할 것 같아서 갈무리해뒀던 보따리 가운데 좀 야한 이야기로 풀어놓는다.

 

80년대 이야기다.

 

감옥에서 최대 행사는 운동회다. 운동회 날 교도소 당국은 1급 비상이다. 도둑놈들이 전부 한 장소에 모이기 때문이다. 한 교도소 안에는 다양한 도둑놈이 산다. 밖에서 철천지 원수도 한 교도소에 살 수 있고 무엇보다 교도소 내 권력싸움에 몰두한 조폭들이 있다. 꼭 운동회 끝날즈음 누군가 찌그러진다. 잘나가던 조폭이 상대편에서 보낸 어린 파이터에게 깨지는 거다.

 

그래도 대다수 수형자에겐 그날이 잔칫날이다. 메인 운동장에서 마음껏 뛸 수도 있고 특식도 나오고 무엇보다 여자를 볼 수 있다.
 

그날도 큰 운동장에 모두 모였다. 여자사동 도둑X들도 운동장에 나왔다. 내가 깜짝 놀랐던건 이날을 위해 도둑XO들이 준비한 의상때문이다. 소내 양재반이 있긴 하지만 모두들 어디서 그리 삐까번쩍한 의상들을 준비했는지! 마치 감옥 밖 동문 운동회를 보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아니 예를 들어 반바지의 경우 밖에서 보던 것 보다 훨씬 짧은 걸 도둑XO들이 입고 나왔다.
 

서설이 길었다.
 

운동회의 백미는 마지막 계주다. 누구 아이디어인지 징역 릴레이경주는 화합을 살리는 이인삼각이다. 두사람이 한발 씩을 묶고 달리는 경주다. 개별 출력반 별로 경주를 하는데 끝까지 손에 땀을 쥐는 경기였다. 드디어 마지막 주자들이 나섰다. 이등으로 뒤쳐지던 영선반이 도둑X들이 앉아 있던 코너를 돌면서 목공반을 따라잡았다.

그때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그때까지 운동장 한구석에 조용히 앉아있던 도둑X들이 모두 일어나 환호성을 질러댔다. 그때 그 환호성은 진짜 절규에 가까웠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여사와 남사는 높은 장벽으로 가로막혀 서로 만날 수 없다. 당연히 막 앞지르더던 영선반 젊은 도둑놈들도 그녀들을 처음 볼거다. 그런데 그리 환호하는걸 보고 나는 그 도둑O들이 대단한 꽃미남인줄 일았다. 해서 골인 지점으로 들어오는 녀석들을 유심히 봤다.
 

그런데 진짜 반전...
 

녀석들은 잘생기지 않았다. 꽃미남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놈들은 선수였다. 서로 한다리를 묶고 달리는 이인삼각 경주에서 관건은 두사람이 서로 어디를 잡느냐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 놈들은 영리하게 서로의 허리춤을 움켜잡고 뛰었다. 그런데 어디서 구했는지 놈들은 짧은 빈바지를 입고 있었다. 서로 힘껏 움켜잡고 뛰다보니 부랄이 반바지 한쪽으로 튀어나왔다. 당연히 자지도 같이...
 

라면 한박스 상품에 눈이 먼 놈들은 자기 부랄과 자지가 삐져나와 덜렁거리는 것도 모르고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흔들었다. 위에서는 손가락이 아래서는 자지와 부랄이 흔들거리니 몇년을 굶었을 도둑년들이 환장할 수밖에...

 

(실감나는 묘사를 위해 일부 비속어가 포함된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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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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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90년대에 민주화운동 관련으로 여러 차례 투옥되었고 지금은 강원도 화천 오음리에서 농사 짓고 글 쓰고 생들기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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