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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만 이하 농촌에 지방자치제도가 꼭 필요한가?

최진수 (mediamall)
2019-01-10 15: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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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의회 의원들 개짓거리로 인해 기초자치단체 의회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여론이 들끓는다. 나는 진작부터 인구 10만 이하의 농촌 기초의회 무용론을 주장했다.

 

아니, 기초단체장 선출제도를 포함한 기초지방자치제 자체를 부정한다. 임명제 때는 적어도 실력이라도 있는 놈이 군수가 됐다. 하지만 지방자치제가 전격 시행되면서 함량미달인 자들이 군수도 해 먹고 의원도 해 먹으면서 혈세를 낭비하고 비리부정을 저지르는 일이 일상화됐다. 왜 이렇게 됐는지 그 역사를 들춰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간단하다. 농촌에 깜이 되는 인재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골에 원래 인재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알다시피 시골에서 인재다 싶은 사람은 빈부를 가리지 않고 어릴 때부터 죄다 인근 도시로 유학을 나갔다. 이런 유학파 중 실력을 갖춰 도시에서 성공한 자들이 귀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드물게 귀향한 사람들도 제대로 지역에 착근하지 못한다. 지자체 시행 이후 시골에는 새로운 토착 명문고교(무슨 종고, 농고였던)들이 창궐하면서 그 졸업생끼리 이권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이른바 성골이니 진골이니 하는 패거리 문화가 정착했기 때문이다. 지자체 선거가 무슨 허접한 고교 동문회 선거와 다름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재도 거의 없지만 그나마 올바른 사고와 합당한 실력을 갖춘 자가 선출되기 어려운 시스템이 고착됐다는 이야기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역 관료집단의 타락이다. 경제적 이유로 부득이 지역에 남았거나 일찍부터 귀향한 유학파들이 지역에서 먹고살 길은 공무원이 되는 게 유일하다시피 했다. 이들이 나름대로 지역에선 오피니언 리더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게 교사 경찰 군인 등 공무원은 물론이고 공사 직원들도 다 전출을 도는데 지방직 공무원만은 지역 붙박이다. 고인 물이 썩는다고 창조적 능력은 사장되고 경직된 관행을 추종하는 집단적 경향이 고착되고 말았다.

예천군의회 외유 사건에서 보이듯 군 단위 의회 예산은 의회 사무과 공무원들이 주무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무과 공무원들이 국외연수 프로그램을 외유성으로 만들고 저들 다수가 의원수행을 빙자해 놀다 오는 식이다.

의장과 의원들 명절선물 예산을 쓰면서 자신들 것도 챙기고 직원들 밥값 술값 등도 다 의장업무추진비나 의회운영공통경비로 쓰고 심지어는 의장 직인을 직원들이 보관하면서 지출결의서를 남발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들 관료집단은 자기가 사는 지역 지방의원들의 나고 자란 모습부터 생존방식이며 사고수준까지 훤히 꿰고 있다. 대개는 자기들보다 한참 아랫길이라고 깔보며 주무른다. 거칠게 말해 부패한 관료들이 눈먼 의원들을 가지고 노는 시스템이 지방자치인 셈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뻔하다. 지역균등발전이고 조시고 먼저 농업 농촌을 살려 도농격차를 줄여야 한다. 시골에서도 먹고살 만하고 자식 교육에 장애가 없어야 한다. 그래야 농촌 인구가 자치를 실현할 만큼 정상화된다. 쪽수가 많아지면 자질과 능력을 갖춘 사람도 늘어나고 전반적인 군민의식도 향상된다.

 

그전까지는 제주특별자치도처럼 운영하는 게 대안일 수 있다. 인구 10만 이상의 시군은 현행대로 기초자치제를 시행하되 그 이하 지역 군수는 도지사가 임명하고 기초의회 역할은 기능과 역할을 보강한 도의회가 맡는 것이다.

 1980~90년대에 민주화운동 관련으로 여러 차례 투옥되었고 지금은 강원도 화천 오음리에서 농사 짓고 글 쓰고 생들기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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