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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 들기름 가격에 숨은 비밀

최진수 (jsandsj2003@hanmail.net)
2021-11-22 10: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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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수확 초기에만 해도 한 말 5킬로에 6만 원 선이었는데 지금은 8만 원을 넘어 10만 원을 부르는 농가도 있다.

올해 들깨작황이 엉망이라 그럴까?

아니다. 나도 그렇고 주변에서 들깨 농사 망쳤다는 사람은 없다. 초기 수매가야말로 올해 작황을 적확하게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만에 왜 이럴까?

 

들기름이 좋다는 게 알려지기 전까지 깻잎, 들깻가루, 들기름은 우리 민족만이 재배해 먹던 민족 먹거리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산물 가운데 상위포식자인 바다사자 등에서 짜내던 오메가-3가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이 일본 사회에 퍼지면서 들기름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초기엔 들기름을 한국에서 수입하던 일본 업자들이 들깨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들깨는 글로벌한 작물로 변신했다.

그러다 보니 한국 들깨의 시장가격은 중국산 들깨가격에 연동되고 있다. 작년까지는 국내산 들깨가격에 따라 수입 가격이 책정되던 게 올해부터는 중국산 들깨 수입가에 국산 들깨가격이 따라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산 들깨가격은 작년부터 그 이전 연도 국산 들깨가를 뛰어넘었다. 한국 소비자들은 중국의 들깨작황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다. 납득할만한 정보도 없이 중국산이 뛰면 국산도 뛰는 상황이 갑갑할 뿐이다.

 

내가 처음으로 들기름을 생산해 가격을 고시할 때 국산 들깨가격은 4만 원이었다. 올해는 중국산도 6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니 참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아직은 내가 재배한 들깨에서 착유한 기름을 팔고 있지만, 곧 들깨를 사야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 지금도 내가 파는 들기름 가격은 시장가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들깨 5킬로를 짜면 생들기름 1.2ℓ가 생산된다. 그런데 시중에서는 300mL에 2만 원 이하로도 파는 제품이 있으니, 이게 무슨 도깨비놀음인지?

 

도깨비놀음에는 반드시 야로가 숨어있다.

얼마 전 동생이 이사로 있던 모 생협에 생들기름을 납품하던 공장에서 이른바 혼유사고가 발생했다. 혼유사고란 생협 측에서 붙인 이름이다. 납품업자가 단가를 맞추기 힘드니 생들기름에 값싼 이물질을 섞는 거다. 그때 섞은 이물질이 미강유다. 미강이란 벼를 도정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쌀겨로 톤백 하나 가격이 엄청나게 싸다. 그래서 주로 가축사료나 퇴비제조에 쓰인다. 미강유를 섞은 이유는 값이 싸기도 하지만, 무색무취라 어느 기름에 섞어도 감쪽같기 때문이란다. 이 일을 겪은 후 동생은 생들기름만큼은 자신이 운영하는 생협 제품이 아니라 초록농장 것만 먹는다.

 

 1980~90년대에 민주화운동 관련으로 여러 차례 투옥되었고 지금은 강원도 화천 오음리에서 농사 짓고 글 쓰고 생들기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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