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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더 훌륭한 왕좌의 게임]

[왕좌의 게임] 최강자 선발전 (1)

박성호
2018-01-15 11:30:58
3    

 

한 사람이 강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세상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졌던 대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이라면 아마 역사적으로 매우 강한 사람 중의 한 명일 겁니다. 하지만 그가 가진 군대의 위력과는 달리 개인으로서의 테무진이 과연 무력이 강한 사람이 었는가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일 겁니다.

 

폐결핵으로 추정되는 병을 앓았던 제갈량은 개인적으로는 병약한 천재에 불과했지만 그가 지휘하는 군대는 아마 당시의 기준으로 동시대 최강의 무력을 발휘했을 겁니다.

 

공전절후의 무력을 뽐내던 여포는 결국 잘못된 처신으로 몰락하게 되고 신으로 추앙되는 관우는 전략의 실패로 죽게 됩니다. 장비는 심지어 부하들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역발산의 힘을 자랑하며 군사 지휘관으로서의 전략적 능력도 대단하던 항우는 결국 시정잡배의 다리 사이를 기어가던 한신에게 패배하고 맙니다.

 

한때 무협지라는 이름으로 사랑받던 장르, 요즘에는 판타지 장르 소설로 표현되는 것 같은데 그 계통에서는 개인의 무력을 좀 더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내공과 외공을 겸비한 주인공들은 대부분 절정 고수를 만나서 초극강의 무공을 전수받고 군대와 싸워도 지지 않는 무력을 가지게 되곤 하죠.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판타지의 세계에서도 그런 종류의 비현실적인 무력을 보유한 주인공 캐릭터는 그다지 사랑받지 못하기도 할 겁니다.

 

인류의 문명 속에서 개인의 힘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머리에서 나옵니다. 한 인간의 강함은 그의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며, 그 생각의 힘은 개인적인 의지로, 때로는 그가 이끄는 집단의 힘으로, 때로는 군사력으로, 때로는 경제력으로, 때로는 정치적인 권력으로, 때로는 종교적이고 성스러운 힘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한 사람이 강하다는 것을 따질 때에는 당연히 지적인 능력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데…

 

그러면 재미가 없습니다. 사실 우리는 강함을 따지고 싶어 하는 거지, 훌륭한 인간을 찾는 건 아니잖아요.

 

전체 인생에 걸친 장기적인 강함, 인생의 훌륭함을 만들어 가는 지적인 강함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오늘 밤 산속에서 누군가를 일대일로 만났는데 서로 죽이려고 하는 상황이라면 누가 살아남을까? 이런 걸 궁금해하는 겁니다.

 

또 왕좌의 게임 같은 드라마가 진행되는 세계에서 강하다는 것은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따지는 강함과는 또 다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거기서도 지적인 능력을 고려하고 가치관의 문제를 고려하여 가장 가치 있고 강한 사람을 고르라면 저는 당연히 티리온 라니스터를 고릅니다. 왜 그런지는 대충 다들 아실 것 같고..

 

하지만 웨스테로스 대륙의 최강자는 티리온 라니스터다~~라고 결정을 하면 역시나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왕좌의 게임 세계에서 제일 강한 자는 누구인가?

 

그 기준으로 이런 것들을 비교해 보면 어떨까요?

 

1. 일대일 싸움에서 승리할 가능성.

2. 전투 지휘 능력.

3. 자신의 포지션을 획득해 가는 전략적 생존 능력.

 

1번의 경우는 좀 복잡합니다.

 

웨스테로스와 에로스는 무력의 기준도 좀 다르죠. 웨스테로스는 중세 풀 플레이트 아모 같은 것을 갖춰 입고 마상 창술 대회를 여는 등 중세 기사의 형태를 띤 강자들이 많은 반면, 에소스에 가게 되면 아시안 스타일로 가벼운 칼과 재빠른 동작으로 무장한 전사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거기다가 같은 웨스테로스이면서도 도른에 가게 되면 창술과 독 공격을 주로 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기도 하죠. 이렇게 이질적인 전사들이 충돌하면 그 승패를 짐작하기가 무척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일단 큰 기준으로 마법과 독 공격 같은 것은 제외합니다. 거기다가 서로 다른 종류의 무술을 쓰는 사람의 경우에는 상대적 강함을 판단하기 위해 비교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오베린 마르텔과 마운틴의 대결을 생각해 봅시다.

대륙 최강의 기사인 마운틴, 놀라운 거구와 그에 걸맞은 힘을 보유한 기사가 전신 장갑을 착용하고 거대한 검을 휘두르고 있을 때, 도른에서 온 프린스 오베린은 날렵한 가죽옷에 긴 창을 들고 상대를 합니다. 물론 막판에 방심한 오베린은 마운틴에 의해 두개골이 깨져 나가는 참혹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지만 싸움 자체로만 놓고 봐서는 오베린의 압승이었습니다. 그러면 오베린이 마운틴보다도 강한 걸까요?

 

또 에소스의 유목민족인 도트라키의 리더였던 칼 드로고의 무력과 거세병의 리더 그레이 웜, 둘 중에서는 누가 더 강자일까요? 거기에 둘째아들 용병단의 리더인 다리오 나하리스 (소설에서는 폭풍 까마귀 용병단이었지만 이름이 뭐 중요하겠습니까?)의 무력과 웨스테로스의 용병 출신인 브론의 무력은 누가 더 강할까요? 브론은 용에게 화살까지 꼽은 사람입니다만 도트라키 전사들을 전장에서 대면하니까 도망가기 바쁘더군요.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 비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결국 저는 그런 어려운 비교를 위해 고도로 정제된 특별한 비교 평가 방법을 써볼 생각입니다. 그냥 제가 딱 봐서 강해 보이는 쪽으로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어쩌라고!! 내 맘이지!!

 

2번의 경우는 좀 더 복잡합니다. 일반적으로 전투는 대등한 상황에서 벌어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전투 지휘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압도적으로 불리한 전세에서 벌어진 전투라면 패배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또, 전투 지휘능력에는 기술적인 측면, 그러니까 어떤 방식으로 군대를 운용하고 어떤 전술을 써서 전투에 임할 것인가 하는 부분도 있지만 군대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는지, 궁지에 몰려 겁에 질린 군인들에게 어떻게 용기를 불어넣는지 등의 감성적인 측면과 정치적인 측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 티리온 라니스터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 적이 있습니다. 블랙워터 전투에서 멍청한 왕이 도망간 뒤에 병사들 앞에서 서서 과연 우리들이 왜 싸워야 하는지를 멋지게 설득해 내고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려 타이윈 라니스터의 구원병이 도착할 때까지 성공적으로 버텨내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니 말이죠. 물론 그 대가로 티리온 라니스터는 코가 날아가고 (드라마에서는 그저 얼굴에 흉터만 얻는 걸로) 아무런 대가도 챙기지 못하지만 말입니다.

 

거기다가 멍청한 전투 지휘관이 전투에 승리하고 살아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자들의 전쟁에서 존 스노우가 그랬죠. 불리한 여건에서 겨우 겨우 작전을 짜서 전투에 임했지만 동생의 죽음을 목격하고 흥분하여 자신의 군대 전체를 패배의 위험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 장면에서 얼마나 답답하던지..

 

그러나 몰려오는 적들 앞에 단신으로 칼 한 자루 (좀 좋은 칼이기는 하죠.) 들고 맞서는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결국 여동생 산사가 데려온 원군의 도움으로 전쟁 자체를 승리로 끝내게 됩니다. 또한 이 전투의 뒤에 존 스노우는 자신의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 충분히 반성하고 성장했을 겁니다. 실제로 존 스노우의 드라마에서의 행동과정은 이렇게 실패 속에서 배우면서 성장하는 스타일이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과연 존 스노우가 전투 지휘능력이 부족했다 해서 램지 스노우보다 약자라고 할 수는 없을겁니다. 그러니 이 부분은 너무 복잡하게 따지지는 말기로 하죠. 다만 멍청한 지휘관인가 똑똑한 지휘관인가 하는 정도로만..

 

사실 3번 같은 경우는 좀 지나치게 광범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개인의 무력도 무척이나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죽을 자리 자체를 안 만들어 가는 능력도 강함의 중요한 기준이거든요. 전투에 임해 발휘되는 전투 지휘 능력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질 싸움판을 안 벌이는 능력은 더 중요한 일이기도 하죠.

 

젊은 늑대 롭 스타크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다섯 왕의 전쟁을 이끌면서 불리한 전황을 순식간에 뒤집어 버리는 위력을 보여줬지만, 프레이와 볼튼, 사실은 타이윈 라니스터의 꼼수에 휘말려 피의 결혼식에서 어이없게 당하고 맙니다. 롭 스타크는 강한 걸까요? 약한 걸까요?

 

결국 생존을 위해서는 3번 능력이 최고로 필요한 능력일 텐데 이는 바로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거라는 명언을 연상케 합니다. 그러면 일단 죽어 버린 사람들은 감점 요인을 가지고 있는 셈이죠.

 

하여간 대략 이런 정도의 기준을 가지고 왕좌의 게임에 등장했던 캐릭터들 중 최강은 누구인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아무리 봐도 정해진 기준은 하나도 없는 거 같은데.. 순전히 자기 맘대로 뽑겠다는 뜻 아닙니까? 이거 이거..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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