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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 읽고 살자]

발리우드 영화 <PK>

박성호
2018-01-20 08:28:24

 

팟캐스트를 만들다 보면 가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내가 아이디어를 내고 내가 자료조사를 하고 내가 원고를 써서 내가 녹음을 한 내용인데 그걸 듣다 보면 전혀 생소하게 새로운 내용을 배우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뭐랄까, 조각조각 잘라져 있던 내용들이 하나로 뭉쳐지면서 새로운 지식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

 

거기다가 만약 게스트라도 나오게 되면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인도환타님은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분야의 현장 지식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라서 그가 이야기하는 내용은 진짜로 내가 거의 알지 못하는 내용이고 뭔가를 배운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그런 콘텐츠의 보유자이기는 하다.

 

이번 마물극장에서 내보내고 있는 인도영화, 볼리우드 무비 특집의 경우 사실 내용을 거의 아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 버렸다.

 

그저 시끌벅적하고, 오락거리가 없는 후진국의 일반인들을 위해 모여서 웃고 떠들고 노래할 수 있는 여흥을 제공하기 위한 장르로서의 볼리우드 무비. 그저 "그들"이나 즐길 수 있는 장르의 후진적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던 내게 영화 <PK>는 매우 독특한 경험을 선사해 줬다.

 

 

종교와 신에 관한 영화라 해서 무슨 존재론적 본질에 대한 고찰이나 그런 것은 아니다.

그저 인도 사회가 얼마나 맹목으로 가득 차 있고, 종교라는 이름하에 서로를 괴롭히고 있는지에 대한 통렬한 고발 정도? 그러니까 철학적인 영화라기보다는 사회고발이나 풍자에 가까운 영화라고 분류할 수 있겠다.

 

그것도 종교 권력이 정치권력보다 훨씬 더 세다고 알려진 인도에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다. 생각보다 훨씬 더 깊고 상당히 심오하다. 용기 있는 고발이며, 통찰이 담겨 있는 진보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영화는 그저 한두 명의 특출한 천재가 있다고 해서 만들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믿는다.

그 바닥 자체가 이제는 진짜 걸작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이 비축된 바닥이 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다.

 

역시, 수천 년간 이어져 내려온 인도 사회의 문화적 두께는 만만치 않다는 느낌.

 

트래픽이고 뭐고 떠나서 볼리우드 무비의 정신없는 소란스러움에 질려 손도 안 대시던 분들에게는 진심으로 한 번 권하고 싶은 영화였다.

 

대신...

 

두 동년배 수염쥉이(마사오와 환타)가 앉아서 쉴 새 없이 내뱉는 천박한 개드립 속에서 나같이 고귀하고 순수한 영혼이 받은 상처는 어쩔 수 없다. 업이려니~ 하면서 참는 수밖에. 음휏휏휏..

 

아, 그리고 PK의 남자 주인공, 얼핏 보면 톰 행크스 젊었을 때의 모습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팟캐스트 "마사오와 물뚝심송의 명화극장, 마물극장"은 대략 여기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6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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