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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홀덤 스토리]

텍사스 홀덤 - 실전 사례 (1)

박성호
2018-02-01 14: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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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은 마이애미 님과 여러 차례 만나서 한 얘기들을 녹취해서 보기 좋게 재구성 한 내용들입니다. 사이사이 필자의 코멘트가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마이애미 님이 직접 얘기해 주는 스타일로 편집되었음을 미리 밝힙니다.

 

 

 

1. 결코 순탄치 않은 블러핑의 길

 

블러핑의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아요. 블러핑을 하는 기법도 꽤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 방법대로 한다고 반드시 블러핑이 먹히지는 않지요. 대부분의 경우 블러핑이 실패하게 되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전체 경기를 망칠 수도 있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덤 게임의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거예요.

이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매우 정석적인 플레이를 주로 하는 상대였어요. 그런데 제가 빅 블라인드였고, 그 사람은 얼리 포지션이었죠. 프리 플롭 상태에서 블라인드 머니가 2불, 5불이었는데, 15불을 베팅하더군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다 죽었고. 이 상황이면, 팟 오즈 계산이 무척 쉽습니다. 현재, 팟에는 2+5+15 해서 총 22불이 깔려 있고, 제가 빅 블라인드였으니, 10불만 더 내면 플롭 카드를 볼 수 있던 상황인 거죠. 팟 오즈가 2.2대 1이니 어지간히 수준 차이가 나는 핸드, 즉 상대가 높은 포켓 페어에 내가 4-6 정도로 낮은 상태가 아니라면, 들어가는 게 무리가 아닌 상태였던 겁니다.

그래서 따라 들어갔어요.

제 카드가 비록 4,6 같이 나쁜 패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좋은 패도 아니었습니다. (팟 오즈 계산은 실제로는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하지만 비록 단순하게 설명되었지만, 원리는 잘 적용된 타당한 계산이며 읽기 편하도록 단순화해서 전달된 내용이다.)

그렇게 하고 나서 플롭 카드를 받았더니, 3,5,7 이 깔린 거예요. 그래서 제가 첵을 하니까, 그 사람은 콜을 한 겁니다. 그 다음에 턴 카드가 깔리는데 6이 나온 겁니다. 3,5,6,7... 이렇게 되면 스트레이트가 그려지는 거죠.

하지만 저는 4를 들고 있지 않았어요.

여기서 계산이 시작된 겁니다. 상대는 매우 정석적인 플레이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최초 프리 플롭 단계에서 레이스를 했다는 것은 최소한 10% 안에 드는 핸드, 즉 포켓 에이스나 A, K, 아무리 낮아도 A-10s(같은 무늬의 A와 10) 정도는 된다는 뜻입니다.

포켓이라 해도 꽤 높은 포켓을 들고 있었겠지, 최소한 4를 포함한 핸드, 높아봐야 4,4 정도로는 프리 플롭에서 레이스를 할 사람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일단 스트레이트는 아니라 고 봐야 된다는 거죠.

 

거기에 상대가 생각하는 제 핸드에 대해 추리를 하는 겁니다. 아까 계산한 팟 오즈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계산입니다. 즉, 그런 상황에서 10불을 내고 따라 들어간다는 것은 결코 높은 핸드일 필요가 없는 정석 플레이라는 거죠. 그러니 상대는 제가 4를 들었을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을 하는 게 정상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즉, 여기서 제가 레이스를 한다면, 그 얘기는 나는 손에 4를 들고 있고, 스트레이트가 메이드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겁니다.

 

최소한 그렇게 읽어 달라는 의미에서 저는 레이스를 했습니다. 일종의 블러핑인 거죠. 여기서 또 하나, 제가 만약 그 순간에 콜을 하게 되면 상대는 아무런 비용이 없이 다음 카드를 볼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은 잘못하는 플레이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힘들지 않게 결론을 내리고 레이스를 한 겁니다. 그런데 상대가 콜이 아니라 리레이스를 한 겁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다 집어넣었죠.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 선택은 이미 제가 앞서 레이스 할 때 미리 고려했던 상황이었고, 아주 명확한 상황인 겁니다. 제가 읽기로는 분명히 이 사람은 포켓 에이스나 낮아 봐야 포켓 잭, 그 정도일 것이며, 진짜 만약에 포켓 7 이라 해도, 기껏해야 7 트리플인데, 스트레이트보다는 약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결코 이 사람은 내가 올인하는 상황에서 따라올 수는 없다고 읽은 거죠.

 

그런데 올인한 걸 받더라고요. 보통 카지노마다 약간씩은 다르지만, 올인하게 되면 자기 핸드를 그냥 덮어 놓을 수도 있지만 열어 놓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자기 카드를 오픈했는데, 포켓 4 였어요. 스트레이트가 맞아 버린 거 죠.

 

자기는 이미 스트레이트가 맞은 상태였던 겁니다. 그러니 당연하게, 내가 4를 들고 있으면 비길 것이고, 안 들었으면 이기는 상황, 거기다가 자기가 4를 두장이나 들고 있으니, 저한테 4가 들어오기도 힘든 상황이었고, 어찌 되었거나 결코 지지 않는 패였으니 올인을 받는 것이 당연했던 거죠.

 

결국 상대는 초반에 포켓 4로 15불의 레이스를 하는 변칙 플레이를 했던 거고, 그가 변칙 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제가 그 사람의 카드를 잘못 읽어 블러핑을 했던 것이지만, 상황상 블러핑이 전혀 안 먹힐 상황이 되어 버렸다는 겁니다. 그렇게 제가 한 일종의 블러핑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이미 게임에서 진 상태가 된 거죠. 제 손에는 4 가 없었으니까. 정상적으로 끝난다면 저는 손 털고 일어났어야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겁니다. 그런데, 리버 카드에서 4가 나왔어요. 커뮤니티 카드만으로도 스트레이트가 만들어져서 서로 비긴 상황이 되어 버린 겁니다. 팟을 나눠 가지게 되고, 결국 스몰 블라인드 2불을 나눠 가졌으니 1불 번 상황이 된 거 죠.

 

죽다 살아난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게 홀덤이다. 제아무리 출중한 기량으로 상대를 압도해도 백전백승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단지 장 시간 여러 차례의 게임을 했을 때, 승률이 높아질 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마이애미 님이 대화중에 정말 여러 번 강조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기술이 앞선다고 항상 이길 수는 없다. 이길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 

 

 

2. 러너러너 배드 빗

 

블라인드가 500/1000불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500불 1,000불 하면 무척 큰 게임 같지만 사실은 토너먼트였어요. 일반적으로 토너먼트를 하게 되면 참가비를 내게 되면 게임 머니로 칩을 만불을 줍니다. 만불이 아닌 경우도 있지만, 반수 이상이 기본 만불로 토너먼트를 시작하죠.

거기다가 토너먼트가 진행되면 지속적으로 블라인드 머니가 올라갑니다. 경기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죠.

 

장기적인 전략에서 이런 점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되는 거죠. 그런 상황에서 제가 딜러 위치였고, 스몰이 500, 블라인드가 1,000불을 냈는데, 제 바로 앞에 사람이, 즉 매우 좋은 위치, 레이트 포지션에 있는 사람이 콜을 한 겁니다.

이런 경우에서는 앞에 사람들이 모두 죽은 상태니까, 핸드의 높낮이에 별 상관없이 일반적으로 들어오게 되죠. 그래봤자, 딜러, 스몰, 빅 세 사람만 상대하면 되고, 이 사람들이 핸드가 별로 안 좋으면 쉽게 블라인드 머니를 먹을 수 있게 된다는 거죠. 레이트 포지션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K-9o(K 하고 9, 서로 다른 무늬)가 들어왔습니다. 이 정도면 나쁜 패는 아닙니다. 만약 제 앞의 사람이 좋은 패가 들어왔다면 그 상황에서 콜만 하지는 않았겠죠. 그저 앞사람들이 다 죽었으니 블라인드 머니라도 챙겨 보려고 콜을 한 건데, 만약 여기서 제가 레이스를 하게 된다면 죽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래서 보통 레이스 하는 수준인 블라인드의 4배 정도, 즉 4,000불을 넣었습니다. 천 받고 3 천 더~ 이렇게 한 거죠. 그랬더니 스몰, 빅 블라인드는 다 접고, 이 앞사람은 따라 들어왔습니다.

그 상황에서 바닥에 플롭 카드가 깔리길, k,9,9이 깔려 버린 겁니다.

그대로 플롭에서 풀하우스가 깔려 버린 거죠. 이렇게 플롭에 너츠(바닥 패 기준으로 만들 수 있는 최강의 패)가 나와버린 상황이 되면, 기분은 좋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이 사람이 베팅을 하더군요. 저는 당연히 턴과 리버 두 번이나 더 남았으니까, 판을 더 키우 기 위해서 콜만 하게 된 겁니다.

 

그리고 턴 카드를 받았는데, K가 또 나오더군요. 이런 건 좀 그렇죠. 제 입장에선 9 풀하우스에서 K 풀하우스로 한 칸 더 높아지긴 했지만, 만약 이 사람이 K를 들고 있으면 바닥에 9 가 두장이나 있으니 저랑 같은 패가 되는 거잖습니까.

결국 상대가 적당히 베팅을 하고 제가 받았습니다.

그래서 아, 이 사람이 K를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비겼다는 생각이 든 겁니다.

 

그런데 마지막 리버 카드에서 Q가 나왔어요. 거기서 이 사람이 다 넣더군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 제가 스택이 좀 더 많았습니다. 대략 그 사람이 만 이천 불 정도, 저는 이만 불 정도가 있었고, 이미 들어간 돈들이 있으니, 그 사람이 올인하는 것을 제가 받아주고 지더라도 저는 칠천 불이 남는 상황이었어요.

 

이미 그 사람도 칠천 불 정도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고, 올인하면서 오천 불을 더 넣은 상태니까, 저는 오천 불을 걸고 팟 머니 이만 불가량을 먹을 수 있는 팟 오즈가 나온 거고요. 그래서 그냥 불안하면서도 받았죠.

 

그러고 나서 카드를 열어 보니까 그 사람이 K, Q를 들고 있던 겁니다. 즉 양쪽이 똑같은 K 풀하우스인데 그쪽은 킥커가 Q, 저는 킥커가 9, 이렇게 되어서 제가 진 겁니다. 이런 경우 를 Runner-Runner라고 하는데, 턴과 리버에서 연속으로 카드가 나오면서 그걸로 높은 카드가 만들어지는 경우를 말하는 겁니다.

 

이런 경우는 정말 어쩔 수가 없는 겁니다. 저는 초반에 몬스터 핸드를 들고 있었고, 계속 이기는 상태였으나 마지막에 러너 러너가 뜨면서 지게 된 거죠. 그렇다고 해서 상대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닙니다. K-Q 카드라면 당연히 저런 수순을 밟는 게 정상이고요.

 

결국 저는 이만 불 이상 스택을 보유하다가, 이 한판으로 졸지에 칠천 불 이하로 떨어지면서 가난한 플레이를 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 가지 다른 생각을 해 볼 수가 있다. 리버에서 Q가 뜨는 순간, 상대가 K-Q 풀하우스를 가지게 될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K-9 풀하우스를 가진 입장에서 추가적인 오천 불 베팅이라도 안 하고 카드를 버림으로써 칩을 절약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하지만 플롭 단계에서 이미 풀하우스를 완성한, 즉 몬스터 핸드를 들고 있는 입장에서 상대방의 불확실한 카드에 근거해서 베팅을 멈추고 죽는 것은 무척 힘들다. 결국 이런 경우 역시 러너 러너로 인해 당하게 되는 배드 빗으로 볼 수 있다.

여러 번 곱씹어 다시 생각해 볼수록 저런 상황에서 미련 없이 죽어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 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사실 팟 오즈로 봐도 죽기는 아까운 상황이다. 비록 결과를 놓고 보니, 그때 죽었어야 한다 는 소리가 나오게 되긴 하지만 말이다.

 

당신은 저런 상황에서 카드를 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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