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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홀덤 스토리]

텍사스 홀덤 - 실전 사례 (2)

박성호
2018-02-02 09: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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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형적인 배드 빗

 

한 번은 제가 A-7 핸드를 들고 출발을 했는데, 플롭 카드(처음 바닥에 깔아주는 세장의 카드)에 A-A-5 가 깔린 겁니다. 이렇게 되면 플롭에 에이스 트리플, 삼봉이라는 거죠. 이 정도 핸드면 두려울 게 없어집니다. 모든 관심은 어떻게 해서든 판을 키워서 크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에만 쏠립니다.

 

근데 제 앞에 있는 사람이 첵을 하더군요. 그래서 슬로우 플레이로 간 겁니다. 좋은 패인데도 불구하고 약한 척하는 거죠. 그래서 저도 첵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다음에 있는 선수가 뭔가 팟을 노리고 들어올 거라고 예상을 한 겁니다. 그렇게 되면 다시 처음 앞에 있는 선수가 콜을 하거나, 베팅을 하거나 할 거고 그러면 바로 올인하려고 준비를 한 겁니다.

 

그런데 이 다음 선수가 베팅을 하더라고요. 그것은 척 보기에도 앞사람들이 첵, 첵 하니까 레이트 포지션의 장점을 활용해서 블라인드 머니 챙기려고 하는 블러핑이었다는 겁니다. 자기가 그렇게 나오면 앞사람들이 핸드가 전부 별로니까 다 죽을 걸로 판단했겠죠.

 

그런데 처음에 첵을 했던 사람도 똑같이 그걸 읽은 겁니다. 그래서인지 블러핑을 잡기 위해서 올인을 들어 오더군요. 오히려, 레이트 포지션에서 팟 머니를 먹어가려는 의도를 읽고 거기에 대응하는 전략을 쓴 걸로 볼 수가 있죠. 아마 핸드도 좀 되고 하니까 공격적인 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봐야 하겠죠.

 

거기다가 저도 겨우 첵으로 상대했으니, 이미 에이스 트리플이라는 막강한 카드를 제가 들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 하고 레이트 포지션 블러핑만 잡으려고 올인을 한 거죠. 저는 당연히 죽을 걸로 예상을 했을 겁니다.

 

제 입장에선 신나는 일이었죠. 안 그래도 판을 키우려고 조심스럽게 슬로우 플레이를 했는데 한쪽에선 블러핑을 하고, 또 한쪽에선 그 블러핑을 잡으려고 올인을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당연히 올인을 들어갔어요. 그랬더니, 앞서 둘이나 올인을 해버렸으니 처음에 블러핑을 했던 레이트 포지션 선수는 당연히 죽겠죠. 그리고 처음 선수와 저 둘만 남았는데, 이 사람의 핸드가 J-Q 였던 겁니다. 아무것도 없던 거죠. 별로 높지도 않고.  아마 그 사람은 제가 올인을 받는 순간, 자기가 망한 걸 깨달았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턴과 리버에 J-J가 뜨 던, Q-Q가 뜨던 어찌 되었거나 저를 잡을 순 없죠. J-J가 깔리면 이 사람은 J 풀하우스가 되고, 저는 A 풀하 우스가 되는 거니까요. Q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이렇게 게임은 끝나는 걸로 다들 알았는데, 턴과 리버에서 K 하고 10이 줄줄이 나오더군요. 단 하나 남아 있던 가능성이 그대로 맞았던 겁니다. 전형적인 배드 빗이었어요. 결국 에이스 삼봉 들고 스트레이트에 밟힌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은 진짜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전략이고 감이고 뭐고 하나도 안 먹히죠. 그냥 당하는 수밖에..

 

(사실 이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이트나 플러시에 목을 매게 되는 것 같다. 상대가 아주 높은, 그러니까 에이스 트리플이라 하더라도 허접한 숫자들의 나열인 스트레이트나 무늬를 맞추는 플러시 가지고 잡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 결과, 결국 마지막 한 장이 안 뜨고, 네 장 짜리 스트레이트나 네 장 짜리 플러시, 그러니까 포플 을 들고 콜콜 거리며 끝까지 따라가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네 장 짜리 스트레이트나 포플을 들고 콜콜거리면서 따라가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털리게 되기 마련이다. 언 제나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마지막 한 장이 뜰 확률은 매우 적기 마련이다. 그게 맞아주면 이기겠지만, 안 나오면 거덜 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우, 거덜 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

 

 

 

4. 최강의 배드 빗

 

제가 옆에서 지켜봤던 게임에 대한 얘기입니다. 앞선 사람이 포켓 킹(K-K)을 들고 베팅을 했습니다. 뒤에 사람은 A-K를 들었어요. 당연히 콜이 들어오죠. 이렇게 둘이 붙은 겁니다.

 

그런데 플롭 카드가 K-9-3이 깔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포켓 킹이 넛츠라고 해서 현재 커뮤니티 카드(바닥 에 깔리는 카드)로 만들 수 있는 가장 강한 핸드가 되는 겁니다. 넛츠가 되면 당연히 베팅 들어가겠죠. 그런데 A-K도 탑 페어(바닥에 깔린 카드 중에 제일 높은 숫자에 맞는 페어, 여기서는 K)에 탑 키커(페어가 동일할 경우 다른 카드의 순서로 순위가 결정되는데, 그때 쓰는 카드가 키커) A를 들고 있으니 제일 높은 거 죠. 서로 레이스 들어간 거죠.

 

이런 상황에서 A-K를 든 사람은 당연히 레이스 들어가는 게 맞습니다. 왜냐 면, 자기가 밀릴 가능성은, 상대가 포켓 에이스나 포켓 킹을 든 상황뿐인데, 자기가 이미 에이스와 킹을 한 장씩 뺐다는 거죠. 그러면 상대가 포켓 에이스를 들고 있을 상황은 별로 확률이 없는 겁니다. 킹은 더하죠. 하나 들고 하나는 바닥인데 상대가 포켓 킹이라니.. 그런 일은 진짜 드문 거예요.

 

그렇게 포켓 킹에 넛츠를 들고 베팅을 하니까 에이스-킹이 레이스를 한 거죠. 포켓 킹 입장에선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죠. 그래서 한판 더 불리려고 콜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턴 카드에 에이스가 뜬 겁니다. 그러니 A-K 든 친구는 탑 투페어가 만들어진 거죠. 이 상황에서 포켓 킹을 든 입장에서는, 비록 A가 떴지만 아직도 자기는 킹 트리플로 막강한 카드인 상황이니 첵을 한 겁니 다.

 

그랬더니 A-K 가 자기 패를 무지하게 막강한 걸로 생각하고 레이스를 쳐 버린 거죠. 그러고 나니 K 트 리플 입장에선 올인을 하게 된 거죠. 또 이쪽에서도 받아주고. 그렇게 해 놓고 나서 마지막 리버 카드에 또 에이스가 나왔습니다. 결국 포켓 킹을 들었던 쪽은 K-K-K-A-A 가 되고, A-K 들고 시작한 쪽은 A-A-A-K-K 카드가 된 겁니다. 이 쪽이 이긴 거죠. 

 

이 게임이 제가 직접 옆에서 본 최강의 배드 빗이었어요. 이런 경우에 A-K 가 승리하게 될 확률은 아마.. 0.1% 미만일 겁니다.

 

(이 경우 확률 계산은 대략 이렇다. 턴과 리버에 연속으로 A가 뜰 확률은 일단 플레이어의 손에 A가 한 장 있었으니, 52장 중에 5장을 제외한 47장 중에 3장, 또 46장 중에 2장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3/47)* (2/46)이 된다. 이걸 계산해 보면 대략 0.2% 정도 된다. 실제로 A-K를 들었던 쪽이 이길 수 있는 경우는 그것밖에 없다. 스트레이트는 나올 수 없는 카드들이고, 플 러시의 경우는 언급이 안 되어 있지만 플롭 카드의 무늬가 골고루 깔렸다면 그것도 어렵다.

 

즉, 천 번 해서 두 번 나올까 말까 한 확률로 이기게 된 것이다. 그러니 배드 빗을 무서워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한번 당하면 정신이 아득해지고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이쯤 되면 슬슬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도대체 확률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 말이다. 천 번에 한 번 나오는 확률이라는 것도 이렇게 가끔 실제로 벌어지는데, 그걸 과연 무시해 버릴 수 있겠냐는 생 각도 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점이다. 확률이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일단 합리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확률 계산을 모두 끝낸 사람들 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이며 그들만의 판단 영역이다. 기초적인 확률 계산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확률 따 위는 의미가 없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판단이다. 그런 엉터리 판단에 돈까지 잔뜩 걸었다 면 그건 바로 자살행위가 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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