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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얼 먹고 사는가]

숭어와 송어

박성호
2018-02-05 13: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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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물고기는 매우 맛이 있는 먹거리다. 그러나 뜻밖에 많은 사람들이 물고기에 대해서 잘 모른다. 낚시를 취미로 삼으면서 물고기에 대한 지식을 그나마 아주 조금 쌓은 나 역시 산나물이나 각종 약초 종류에 대해선 진짜 까막눈이다.

 

사람이 모든 분야를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본적인 물고기 분류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 뭔가를 먹고사는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기도 하다. 꽁치와 고등어 정도는 구분할 줄 알아야 하며, 내가 먹고 있는 이 회 한 점이 어떻게 생긴 물고기를 썰어 놓은 것인지 정도는 아는 게 좋지 않을까?

 

그중에서 헷갈리기 쉬운 물고기 두 종류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바로 숭어와 송어. 슈베르트의 가곡 중에 "거울 같은 강물에 숭어가 뛰노네~"라는 가사를 가진 가곡이 있는 걸로 기억한다. 제목이 "숭어"로 번역되어 있다. 

 

독일어 원제목은 Die Forelle이다. 이거 번역하면 송어다. 최초에 누군가가 이 노래를 번역하면서 숭어와 송어를 혼동한 것이다. 그리고 이 송어라는 제목의 노래가 숭어로 바뀌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숭어와 송어를 헷갈리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심지어 교과서에도 숭어라고 기재되어 있는 형편이다.

 

정말로 어이없는 일이기도 하다.

 

일단 우리나라에는 "송어"라는 물고기가 그리 대중적이지 않았다는 점이 먼저 떠오른다. 송어는 연어목 연어과에 속하는 냉수성 어종인데, 무지개송어, 홍송어, 산천어 등이 송어로 분류된다.

 

이 녀석이 무지개 송어

 

요즘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송어라고 하면 무지개송어다. 이는 원래 한반도에 서식하던 어종은 아니라서 우리 선조들은 보지 못한 어종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양식되고 소비되는 송어는 캘리포니아에서 수입한 어종이다. 한

 

반도에 원래 있던 어종은 참송어라고 부르는 바다 어종이다. 동해에서는 요즘도 가끔 보이기도 한다. 또 산천어라는 어종은 바다로 나가야 하는 송어가 나가지 않고 육지에 남아 서식하는 형태로 성장한 녀석을 말한다. 화천에서 매년 열리는 산천어 축제에 등장하는 산천어는 사실 또 일본에서 수입한 어종이기도 하다.

 

뭔가 무척 복잡하다.

 

즉 무지개송어, 참송어, 산천어 모두 사촌 정도 되는 녀석들인 것은 맞는데 조금씩 다르며, 외모도 조금 다르지만 통칭해서 송어라고 부를 수 있는 종류라는 얘기이다.

 

숭어는 완전히 다르다.

 

숭어 이마 부분이 납작하고 넓게 퍼져 있다

 

생긴 것도 완전히 다르고 비늘의 형태도 완전히 다르다. 완전히 다른 어종이다.

 

기본 서식지가 바다이며 강 하구에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지역에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한강 하구에도 숭어가 꽤 많이 올라온다. 곤충이나 다른 어종의 알 등을 잡아먹는 육식성 어종인 송어와 달리 숭어는 플랑크톤을 주로 먹는 잡식성이고 물 밑의 뻘을 파헤치는 습성이 있다.

 

대략 참숭어와 가숭어로 구분되며 어린 숭어는 모찌라 해서 세꼬시 회로, 즉 뼈째 썰어 먹기도 한다. 숭어의 알을 채취해서 간장, 참기름 등을 섞어 만든 양념을 발라가며 반건조시킨 "어란"이 매우 고급 안주로 간주되며 고가에 팔리고 있다. 안동소주와 함께 먹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는 최고의 멋진 안주이기도 하다.

 

개체수가 많고 가격이 저렴해서 값싼 횟감으로 널리 유통되지만 흙냄새가 나서 싫어하는 사람도 많은 그런 물고기이다.

 

하여간 주로 민물에서 잡히거나 양식되는 송어와 달리, 바닷가에서 잡히는 숭어는 사는 곳까지 다른 완전히 다른 어종인데 하필 우리말 이름에 음절이 하나 달라서 서로 혼동되는 그런 사이인 셈이다.

 

노량진이나 가락시장에 가서 송어와 숭어를 실제로라도 한 번 보자. 아마도 무지개송어와 숭어를 보게 될 텐데, 그 외형이 생각보다 서로 너무 달라서 깜짝 놀라시게 될 것이다. 이런 것을 헷갈렸다니..

 

* 참고로 타이틀 이미지에 있는 곰이 물고 있는 물고기는 아마 연어일 것으로 추정된다. 연어는 송어 하고 사촌지간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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