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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가 초래하는 디스토피아

박성호
2018-02-11 10: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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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경제는 지금 어떤 상황일까? 극단적으로 나쁜 상황일까? 성장이 멈추고 규모가 축소되고 있나? 수출입 무역 규모가 감소하고 무역적자가 마구 발생하고 있을까? 중견기업들이 펑펑 쓰러지고 대기업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현재의 한국 경제는 그렇게 크게 심각한 상황이거나 빠르게 퇴보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성장률이 둔화되긴 했지만 그래도 플러스 성장이고, 무역도 수지 면에서 보면 그렇게 심각한 상황도 아니다. 세금도 잘 걷히고 있으며 정부가 적자재정을 편성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위험한 것은 아니며 가계 부채 같은 수치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 정도는 우리 경제 규모가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살고 있는 일반인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이나 소규모 업체 직원들, 그러니까 그냥 집 몇 채 가지고 있고 먹고 살만하다는 몇몇 사람들을 제외한 흔한 소시민들은 이렇게 살기 힘들었던 적이 없다고 다들 하소연을 한다.

 

직장에서 떨려 나와 치킨집을 창업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이 망하는 바람에 영세 자영업자 망하는 숫자는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그게 국가 경제 지표에 반영될 정도로 무슨 적색 신호를 켜진 못한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저 임금이지 권장 임금이 아닌데도 최저임금 맞춰주고 주휴 수당 주면 엄청 돈 많이 주는 알바 자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시장 상인들은 대형 마트가 장사하는 사람들 다 죽인다고 아우성이지만 대형 마트라고 뭐 그리 딱히 잘 나가진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사는 아주 작은 도시에도 가게들은 번성을 한다. 그러나 묘한 것은 그 가게들의 간판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바뀐다는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가게의 업종이 바뀌고 간판이 바뀐다. 군데군데 빈 점포가 있지만 또 누군가가 들어와서 몇 달을 못 채우고 망해 나간다.

 

이게 무슨 상황일까? 국가 전체의 경제는 나쁘지 않은데 바닥 경기는 엉망이 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이게 바로 양극화의 실체다.

 

별 거 없다. 그냥 중위권 이하의 소득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며 거기서 사라진 분량에다 조금 더해서 상위권 10% 이내, 1% 이내의 소득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 상위권 사람들, 엄청나게 많이 번다. 돈이 돈을 버는 수준을 넘어서서 돈의 블랙홀처럼 돈을 번다. 빨려 들어오는 돈을 주체를 못 한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돈의 단위와는 동그라미 숫자가 다른 돈을 번다.

 

철마다 해외로 골프를 치러 다니고 유럽으로 아메리카로 놀러 다니면서도, 그렇게 놀러 다니며 물 쓰듯이 돈을 써도 수입이 오히려 지출을 상회할 정도로 엄청난 캐시카우들을 보유하고 있다. 캐시카우들은 용돈 수준이고 결국 그들의 수입 중 상당 부분은 부동산에서 나오는 불로 소득이다. 이 규모가 하위층의 소득 감소를 메꾸고도 남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이다.

 

심지어 이들은 세금도 덜 낸다. 형식적인 작은 회사를 운영하며 그 회사의 경비로 처리해 버린다.상속도 증여도 변호사비를 쓰면 썼지 국가에 세금을 내진 않는다. 그리고 탈세가 아니라 절세라고 주장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처벌할 방법도 없다.

 

이게 양극화다.

 

소득의 양극화, 자산의 양극화, 이로 인한 교육의 양극화, 부의 대물림을 통한 기회의 양극화, 심지어 어디 가면 무슨 돈을 벌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의 양극화까지.. 이상하게 정보는 또 양극화가 아니라 비대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보 비대칭까지..

 

전체 수치는 줄지 않는다. 분배가 안 되는 것뿐이다. 이로 인해 21세기는 새로운 형태의 귀족국가 체제가 되어 가고 있는 걸로 보인다.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이 양극화는 더 빨라지고 있다. 피케티도 이걸 얘기한다. 지난 백 년간 양극화는 더 빨라져 왔고 지금도 더 빨라지고 있다고.

 

흔히 일본을 보고 국가는 부자인데 국민들은 가난하다고 평하던 것. 우리가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물론 우리는 일본만큼 국가가 부자 이지도 못하기에 더 큰일이다.

 

상위 10%의 위력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도시의 불빛 아래, 생존하기에도 부족해진 소득과 형편없는 수준의 복지로 겨우겨우 연명하고 있는 하위 90%가 짓눌려 신음하는 기괴한 모습..

 

그게 양극화가 보여주는 우리의 미래다.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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