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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얼 먹고 사는가]

쇠고기에 대하여

박성호
2018-02-18 08: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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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나무에서 내려와 평원에 진출할 때 부터 이미 잡식성이었던가..

 

어찌되었건 고기는 인류, 특히 우리 민족에게 있어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먹거리임에는 틀림없다. 그 중에서도 쇠고기라면..

 

농사를 짓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가축인 소, 이 소를 죽여서 먹는다는 것은 우리 조상들에게는 꽤나 흔치않은 귀한 경험이었고,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에서는 쇠고기가 돼지고기보다 한참 더 고급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그 고기의 맛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일단은 신선한 고기를 날것 그대로 먹는 육회가 있을 수 있고, 불에 살짝 구워서 먹는 경우, 국에 넣고 끓여서 국물을 먹는 경우, 등등이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광범위하게 즐길 수 있는 불에 구워먹기로 한정해서 말을 해 보자면, 일단 고기 자체에 신선한 육즙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 첫 조건인 듯 하다.

 

입에 넣고 처음 탁 깨물었을 때, 흘러나오는 육즙의 양과 향기가 풍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씹히는 질감이 적당히 있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잘라져서 목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게 바로 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조건들이라고 보여진다.

 

이런 조건들을 놓고 봤을 때, 쇠고기는 매우 우수한 고기임에 틀림없지만, 고기의 맛이라는 차원으로 한정지어 본다면, 비슷한 수준의 고급 고기를 골라 구울 경우에는 돼지고기가 쇠고기보다 향이나 맛에 있어서 더 좋다는 주장이 고기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는 분명히 존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돼지고기가 우리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인식, 탈이 잘 나는 고기라거나, 아무래도 쇠고기 보다는 한단계 아래의 음식이라거나, 값싸게 서민적으로 먹는 고기라는 인식으로 인해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단적으로 비교하기는 좀 어렵다.

 

거기다가 이러한 배경이 있으면서도 고기라는 음식이 우리 몸에 끼치는 해악이 또 있기 때문에 고기를 아주 훌륭한 음식으로 올려 놓기가 꺼려지는 부분도 있다. 근본적으로 고기보다는 채식이 몸에는 좋다는 거다.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한 뒤에, 우리가 구해서 먹을 수 있는 최고의 고기가 있다면 어떤 것을 꼽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남아 있다.

 

결국은 쇠고기가 되는 것이다.

 

그것도 태어나면서부터 제대로 길러진, 좋은 환경에서 제대로된 관심을 받으면서 적절하게 길러진 소를 잡아 신선하게 냉장시켜 운송및 보관을 해야 되고, 그 고기를 적절한 시간 이내에 먹는 사람의 식탁까지 손질해서 올려야 되고, 그 좋은 고기를 적절한 불로 구워서 먹어야 된다는 것이다.

 

시장에 존재하는 대량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질보다 양을 모토로 길러진, 온갖화학물질들이 대량으로 투여되고, 적절치 못한 환경에서 그저 고기가 될 날을 기다리면서 죽지못해 살아온 소들, 그런 소들을 마구 잡아서 냉동해서 공급하는 그런 쇠고기로는 어떤 기술을 부리더라도 제대로 된 맛을 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인간의 혀는 그런 미세한 차이까지 구분해 낼 능력은 없다. 그러나 쇠고기를 먹으면서 그 고기를 준비해준 사람의 성의는 굳이 혀가 아니더라도 머리나 가슴으로 느낄 수는 있다는 것이다.

 

잘 키워져 잘 잡아져서 잘 운송되어 잘 손질된 고기가 식탁에 오른다.

 

이미 화덕에는 좋은 숯불이 이글거리고 있다.

 

철망위에 적절한 크기로 잘라진 고기 덩어리를 살짝 올리고, 치익~ 소리와 함께 육즙이 배어나오는 과정을 바라보다가, 적절하게 표면이 익어갈 무렵 한번 뒤집어 준다.

 

양쪽 겉면이 붉은 색을 잃어버리고 갈색으로 익어갈 무렵, 익어버린 겉부분으로 인해 속부분의 육즙이 도망가지 못하고 적절한 열기로 덥혀지고 있다.

 

그 고기를 한점 집어서 아무런 양념도 없이, 아무런 야채도 곁들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고기만을 입에 넣어 본다.

 

한입 깨물었을 때 풍겨 나오는 풍미를 만끽하면서, 스스로 이 자연의 한 부분이 되었음을 느껴보는 거다.

 

 

이런게 진짜 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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