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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섹스에 대한 공격을 받고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박성호 a.k.a. 물뚝심송
2018-03-12 11:06:12
5    

{2017년 7월 26일 브런치에 "시대에 뒤떨어진..."이라는 제목으로 썼던 글입니다.)

 

살다 살다 이런 엄청난 글은 처음 봤다. 도대체 무슨 오류부터 먼저 지적을 해야 하는지 난감할 지경이다.

 

바로 머니투데이 대표로 계시는 박종면 칼럼에 실린 "안경환과 탁현민의 성의식"이라는 글이다.

 

그 시작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의 한 구절이다. 얼핏 보기에는 음란한 묘사로 보이는 명작의 한 구절을 따와서 보여주더니 대뜸 그 명작을 쓴 대가 역시 우리 사회의 청문회장에 섰다면 장관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을 한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문학작품이다. 문학작품에 포함된 표현을 놓고 음란함을 따지는 조악함은 둘째 치고라도 그 명작의 한 구절로 인해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거라는 발상을 한다는 것, 대단한 일이다.

 

그러면서 안경환의 저서에 등장하는 표현은 카잔차키스의 그것보다 매우 점잖다고 주장을 한다. 일단 안경환의 저서는 문학 작품이 아니다. 박종면 선생께서는 일단 문학과 비문학 작품의 구분을 하는 능력을 키우시는 것이 먼저 필요하겠다.

 

그리고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는 저서에 포함된 몇몇 구절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결정적으로 그는 혼인 당사자도 모르게 독단적으로 해버린 혼인신고 경력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되었고 그 결과 스스로 물러난 것뿐이다. 법을 관장할 최고 책임자가 가짜 혼인신고를 할 정도로 법에 대한 존중감이 없었다는 사실은 저작물이 어쩌고 음란함이 어쩌고를 논할 레벨이 아니란 말이다.

 

그의 생각이 문제가 아니라 그의 행동이 문제가 된 것이다. 아들의 문제, 저서의 문제, 어쩌면 모두 한 다리 건너의 문제였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의 저서에서 드러난 여성혐오의 문제를 가볍게 보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법 제도를 우습게 보고 시스템을 농락한 경험이 있는 자를 어찌 법을 관장하는 최고 책임자의 위치에 올려줄 수가 있냐는 이야기를 하는 것뿐이다.

 

이게 단순히 저서에 있던 몇 줄 때문에 그렇게 된 거라고 생각을 하시는가? 어떤 사람이 물러난 여러 가지 이유 중에서 그중 가벼운 이유를 대면서 그런 이유로 어떻게 사람을 놀리고 쫓아내냐고 한탄할 일이냐는 말이다.

 

탁현민에 대한 기술에 와서는 상황은 더 난감해진다.

 

어떤 사람의 성적 판타지는 단죄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그 판타지를 입 밖에 내어 말하고 글로 남기는 것이라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그러나 여기까지도 그게 판타지임을 전제한 저작이라면 또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자신이 저지른 불법적인 성적 일탈 행동에 대한 고백을 글로 남긴 상황이라면 그게 단지 성에 관련된 문제라고 해서 면죄부를 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그건 그냥 상상이나 저작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경환의 저서와 탁현민의 책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이런 구분을 몽땅 무시해버린 채 박종면 선생은 "성과 섹스에 대한 공격을 받고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주장을 한다.

 

아니, 그건 박종면 선생과 그 주변 사람들에 한해서라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정상적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혀 문제가 없다. 나쁜 짓을 한 게 없는데 왜 공격을 못 견디는가?

 

그러면서 마무리에는 "2017년 6월의 대한민국은 야만의 시대"라고 통탄을 한다. 저작물에 대한 공격이라며 현대판 분서갱유를 외친다. 그러면서 저작물도 저작물 나름이고, 문학 작품 다르고, 수필집 다르고, 범죄고백 다르다는 구분은 은근히 묻어 버린다.

 

아니 야만의 시대가 맞긴 맞는 것 같다. 박종면 선생 같은 분들이 이 사회의 모든 권력을 다 가지고 있는 사회이니 야만의 시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저 오류 투성이의 칼럼에 나오는 것처럼 세상이 망해가는 것을 슬퍼하며 비분강개하는 사람들은 결코 우국지사도, 세상을 걱정하는 올바른 선비도, 제대로 된 언론의 칼럼니스트도 아니다. 그저, 예전에는 섹스 얘기 떠벌여도 아무런 문제가 안되었는데 이제는 뭐 조금만 뭐라 해도 다들 못살게 군다고 통탄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늙은 수컷이 하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어인 일인지..

 

이 글을 엄청난 숫자의 팔로워를 거느린(?) 또 다른 문필가 한 분이 인용을 하신다.

 

"자기들이 무슨 성자라도 되는 양 남을 헐뜯기 좋아하시는 분들께 날리는 돌직구. 트친들의 필독을 권합니다. " 라면서..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내가 성자일 필요는 없다. 이런 단순한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이외수 작가의 트윗은 사뭇 놀랍기까지 했다. 그냥 분노에 사로잡힌 걸로 보인다. 그 역시도 빠르게 바뀌고 있는 오늘날의 세태가 못마땅해서 견디기가 영 불편한 그런 남자였단 말인가?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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