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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에 대한 호칭

박성호 a.k.a. 물뚝심송
2018-03-23 08: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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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니지만 복잡한 문제가 있었다.

 

그 시작은 JTBC의 손석희 사장이다. 한 때 군사 쿠데타를 통해 집권을 했던 전두환 씨를 언급하며 흔히들 하는 호칭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아닌 전두환 씨, 전씨 등으로 호칭을 한 것이다.

 

과연 옳은 용어 사용일까? 개인적으로는 이런 호칭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오히려 전두환 씨에게 "전두환 전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여주는 다른 미디어들이 잘못했다는 쪽이었다.

 

그리고 박근혜 씨가 또 탄핵을 당해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기에 이른다. 이에 박근혜 씨에 대한 호칭은 어때야 하는 것일까? 자연스럽게 이 경우에도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써서는 안 된다고 쉽게 생각이 들었다.

 

근거로는 자동으로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이 떠올랐다. 탄핵을 당할 경우에는 모든 예우를 박탈당하게 된다는 7조 2-1항의 내용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근혜는 비록 국정원의 선거 개입 등의 문제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되고 취임식을 한 대통령이었다. 그러니 박근혜가 대통령 직에 복무했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만약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그 사람이 한 때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담은 호칭"으로 사용된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의 사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반론을 받게 되었다. 일리가 있는 반론이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두환, 박근혜 모두 "전 대통령" 호칭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물론 어느 한쪽이 "반드시" 옳지는 않습니다. 이는 법적인 강제와는 관계가 없고, 사회적 합의에 의해, 즉 사람들 사이의 동의를 통해 결정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단순히 예전에 한 때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했던 사람이라는 의미의 호칭인지, 현직 대통령이라는 호칭에도 예우가 따라붙듯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의미로 예우를 갖춰야 하는 호칭인지 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전두환의 경우, 한 때 대통령이었다는 사실도 지워져야 할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정규 절차에 의하지 않고 쿠데타에 의해 집권을 하고 강제된 분위기 속에서 억지로 치러진 간접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며, 바로 그 쿠데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상태이니 그가 대통령으로 재직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부정당한 입장입니다.

 

따라서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사실을 담은 호칭이건 예우를 담은 호칭이건 관계없이 사용되지 말아야할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두환을 전두환 씨로 호칭하는 JTBC 손석희 사장의 입장이 옳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는 법적인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이 쪽이 옳다는 판단이 있다는 수준이죠.

 

박근혜의 경우는 좀 더 애매합니다.

 

박근혜는 당선 과정에서 국정원의 선거개입 혐의가 존재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정당한 직접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었습니다. 만약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사실을 담은 호칭으로 쓰인다면, 박근혜는 전 대통령이라고 불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한 때 대통령으로 재직한 것은 정당한 복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탄핵을 통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모두 박탈당한 입장이므로 호칭에 예우를 담아서 쓰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애매한 경우라면 결국 "사회적 합의"를 거쳐 사용 여부가 결정될 것입니다. 저는사용하지 말기를 주장하는 쪽에 서겠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사저"라는 용어는 "관저"를 제공받는 공직자에게나 쓸 수 있는 용어로, 이제 관저를 박탈당하고 개인 소유의 집에서나 살아야 되는 민간인 신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적절한 용어가 되겠습니다.

 

정리하자면..

 

박근혜에게 "전 대통령" 칭호를 붙일 것인가 하는 점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제 입장은 그러지 말자는 쪽이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사저"라는 용어는 써서는 안 되는, 격에 맞지 않는 용어가 되겠습니다.

 

호칭 하나 가지고 뭐 이리 복잡하게 생각하는가, 유난 떨고 있다, 뭐 이렇게 보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작은 일을 소홀히 하는 태도가 오늘날 박근혜 사태 같은 일을 불러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작은 원칙도 절대로 놓치지 않는 세심함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 by 박성호 Mar 1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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