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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설득할 것인가?

박성호 a.k.a. 물뚝심송
2018-03-30 15: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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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설득해야 하나?

 

사회 각 분야에는 다양한 소수자 그룹이 있다. 그리고 이들은 뭔가 이 사회의 어떤 점이 잘못되어 있으며 그걸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누구나 한 두 가지의 경우는 이런 소수자 그룹에 포함되기 마련이다. 그런 관점에서 다양한 소수자 그룹들의 의견이나 주장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지만 사람들은 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방해가 되는 걸로 보이는 소수자 그룹의 주장을 가혹하게 억압하는 경우도 흔히 보인다.

 

어찌 되었든 간에 소수자는 아무래도 사회 다수를 점유하는 주류에 비해 더 작은 권력을 갖게 되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아직 우리 사회가 문명화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원시적인, 야만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소수자가 당연히 억압을 받게 된다. 무리에서 추방되기도 하고 발언권을 빼앗기기도 하고 억압당하면서 심지어 제거의 위협, 즉 살해의 위협을 받게 된다. 인류가 만들어낸 사회가 점점 문명화되면서 이런 야만적인 소수자 억압의 기전은 점점 사라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 흔하게 발견될 정도로는 남아 있다.

 

법 앞에서 평등하다? 아직 아니다. 소수자는 법의 보호도 잘 받지 못한다.

 

모든 사람의 인권은 보호받아야 한다? 아직 아니다. 소수자 인권은 배제당하기 일쑤다.

 

사회의 유지가 더 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사회의 유지에 도움이 안 될 걸로 보이는 소수자의 탄압에 앞장서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그게 옳은 일이라고 철석같이 믿기도 한다. 조금 점잖은 경우가 그건 지금 시급한 문제가 아니니 "나중에"라고 미뤄 버리기도 한다. 물론 나중에라고 얘기해 봐야 진짜 나중에 그 문제를 해결해 줄 가능성은 별로 없다. 기억도 못할 텐데 뭐.

 

이런 상황에서 내가 소수자라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내가 어떤 조건 하에서 소수자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장 먼저 취해야 할 것은 다수에게 내가 속한 소수자 집단이 어떤 문제로 인해 부당하게 고통을 받고 있으며 그 문제를 사회적인 관점에서 이렇게 바꿔서 보호해 줘야 한다고 설득을 하는 일이다.

 

만약 그 사회가 어떤 권력자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사회라면 그 권력자 하나만 설득해 주면 된다. 그럼 뭔가 변화가 이루어질 테니까. 그러나 권력이 개인에게 독점되어 있거나 소수 집단에 의해 독점된 사회는 이미 거의 사라졌다. 권력은 분산되었고 다수에게 퍼져 나갔다. 물론 일부 기득권에 의해 권력이 독점되는 낙후된 사회도 존재하지만 말이다.

 

보통의 민주사회라면 사회 구조의 변화는 입법부에 속한 정치인들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정치인들에게 설득을 하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발생한다. 그러나 정치인은 사실 일반인 유권자 대중에게 분산된 권력을 위임받은 하수인에 불과하다. 머슴이라는 표현도 있긴 하다.

 

결국 정치인들은 당선되기 위해 사회 내의 다수 유권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고, 선뜻 소수자의 입장에 동의해주기 힘든 신세다. 심지어 동의를 해 준다 하더라도 당선 뒤에 입장을 유지할 만큼 신뢰가 있는 직업인들도 아니다. 이렇게 정치인들을 설득하려고 하는 일은 뭐 불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닥 효율적인 행동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최종 방안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거꾸로 보자면 많은 사람이 설득되어 버린 상황이라면 정치인은 당연히 그 "많은 사람들"의 말을 알아서 들을 것이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기독교계의 늙은이들의 전혀 옳지 않은 말에도 정치인들이 굽신거리는 이유는 그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 보다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야 사회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정치인이라고 해봐야 연예인보다 도움이 안 된다. 사회적 영향력이 더 약하니까 말이다. 대통령쯤 되면 좀 나으려나.

 

사회 변화를 바라는 모든 종류의 개혁 운동이 이렇게 변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힘들고 어렵고 잘 안 되겠지만 어쩔 수 없다. 꾸준히, 그리고 조금씩 더 넓혀가며 얘기를 퍼트리고 우리의 옳음을 얘기하는 수밖에 없다. 가장 효율적인 운동 방법은 가장 설득력 있는 방법이다. 사람들을 끄덕거리게 만들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하고 가급적 많은 사람에게 해야 한다.

 

과거의 운동권들.. 이걸 못해서 망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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