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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을 마비시키는 편견

박성호 a.k.a. 물뚝심송
2018-04-02 12: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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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올렸던 글 한 편의 사례를 들어 보자.

http://murutukus.kr/?p=7580

“문재인과 무급인턴”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글로 인해 (극히 일부의) 광신적인 문재인 지지자들은 물뚝이 문재인 까고, 그것도 사실도 아닌 근거로 까고, 오리발을 내밀고, 난독으로 몰고, 사과도 안하고, 고집을 부린다고 비난을 가해 왔다.

물론 다수의 정상적인 독자들은 “도대체 이 글이 왜 문재인을 까는 글이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상식적인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물론 글이라는 것은 필자의 손을 떠나 독자의 손에 들어가면 이미 필자의 의지와는 다른 그 무엇이 되기 마련이다. 다수가 오독을 하면 그게 꼭 독자들만의 책임도 아닐 수 있다. 오독의 여지를 남겨둔 필자의 책임이 더 큰 법이기도 하다. 이 경우에선 평소 내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문까”로 낙인 찍혀 있는 내 평소의 처신이 문제일 수도 있겠다.

해서 정말 하고 싶지 않은, 내가 쓴 글을 내가 다시 설명하는 추태를 부려보고자 한다.

 

1. 제목

제목부터가 문제였다. 무급인턴이라고 하면 뭔가 나쁜 것을 연상시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감히 문재인이라는 이름 석자 바로 옆에 “무급인턴”이라는 범죄적 냄새가 풀풀 풍기는 어휘를 붙여 놓은 것 자체가 문제라는 얘기다. 그의 이름은 너무나 숭고하기 때문에 그런 더러운 어휘 옆에 서 있으면 안되는 법이다.

하지만 이 글을 쓰게 된 동기 자체가, 문재인과 연관된 무급인턴 채용공고를 담은 짤방에서 시작했으니 이 제목은 그저 내용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흔한 제목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평소 내가 제일 자신없어 하는 제목 붙이기 부터 다시 연습을 해야 겠다는 반성이 드는 지점이다.

 

2. 도입부

글의 시작은 이러하다.

SNS 공간에 이런 짤방이 돌아다닌다.

맞다. 그 짤방을 트윗에서 봤고, 그 짤방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참이니 이런 도입부를 가지는 것은 정상이다.

짤방의 앞은 문재인이 알바 체험을 하며 “열정페이는 안돼” 뭐 이런 얘길 했다는 것이고, 뒷부분은 청연, 그러니까 한국청년유권자연맹에 올라온 게시물을 캡춰한 것이다.

그러니까 앞에서는 열정페이 같은 거 안된다고 얘기하면서 뒤로는 무급 인턴을 모집하고 있다, 뭐 이런 식으로 문재인 대표를 까는 짤방인 것이다. 난 이 짤방을 최초에 “수괴”의 트윗에서 봤다. 수괴는 이 짤방을 통해 문재인의 앞뒤 안맞음을 비꼬고 있었다. 에휴.. 수괴가 왜 문재인 지지자 (극히 일부의) 들을 저렇게 수시로 까야 했는지를 아는 내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건 깔 거리로는 좀 부족한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동시에 들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 의식의 흐름은 이 때 이미 무급인턴제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3. 국회 무급인턴의 현황

국회 시스템에 문제 있는 곳이 어디 이거 한 곳 뿐이랴만, 무급 인턴제의 시작은 의원실 인력구조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왜 의원실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가 하는 생각부터 해야 하는 것이 맞다. 맨날 예를 들어 이제는 다 닳아 버렸을 것 같은 스웨덴의 경우, 의원들에게는 의원 2인당 한 명의 비서, 일정관리 정도만 하는 비서만 주어진다. 그걸로 충분하다는 얘기다.

그럼 의원의 입법활동은 어떻게 하라고? 국정감사는? 예산 심의는? 그걸 의원이 혼자서 다 하라고?

국회 사무처는 그런 일을 하라고 있는 곳이다. 국회 사무처에서 입법 업무를 보조할 전문인력을 구비해 두고 의원의 의뢰를 받아 수행하는 것이다. 즉 보좌관들을 의원 개인에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 모아두고 여러 의원의 지시를 받아 전문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형식이다. 이게 궁극의 해법이다.

개별 의원실에 7명(법적 지위를 보장받는 별정직 공무원)의 부하직원과, 그것도 모자라서 두 명의 유급인턴(120만원 정도의 보수를 받는 계약직)을 주고, 그것도 모자라서 “입법 보조원”이라는 기괴한 형태의 무급 직원(이 사람에게는 국회 출입증만 주어진다고 보면 된다.) 두 명을 둘 수 있게 하는 형태로 사람들을 줘 봐야 의원들은 기사로 쓰고 심부름꾼으로 쓰고 일가친척 중에 노는 사람들 월급 주고 지역구 민원인 자식 고용해 주고 하는 식으로 낭비만 되기 마련이다.

또 다른 형태도 있다. 가난뱅이 진보정당들은 국회의원 몇 명 생기면 그 의원 보좌관으로 당직자들을 쓴다. 즉 당에서 줄 월급이 모자르니까 국회에서 월급받는 사람을 당직자로 쓴다는 얘기다. 아니 표현이 좀 이상하다. 당직자들에게 국회가 주는 월급을 준다, 라고 표현해야 겠지. 이거 꼼수긴 하지만 서글픈 얘기라서 비난도 못하겠다.

그런 상황에서 의원들은 왜 무급인턴을 쓰는가? 할 사람이 있거든.

의원실에서 일을 하게 되면 매우 훌륭하게 써먹을 수 있는 경력이 된다. 정치인 지망생들은 더욱 그러하다. 거기에 의원실에 있으면 중진급 의원들도 수시로 들락 거리고, 언론사 기자들도 많이 만날 수있고, 의원의 업무와 연관된 사회 중요 인사들도 수시로 만날 수 있게 된다. 그 사람들과의 네트웍은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이게 좀 이상해 보이긴 하지만 사회는 그런 식으로 돌아간다. 그러니까 돈 상관없이 일 하겠다는 사람은 수두룩 빽빽하게 쌓여 있다. 그러니 의원실에선 겨우 아무 입증책임 없는 경력 증명서 끊어주는 것 만으로도 얼마든지 젊은 인력을 데려다가 쓸 수 있다는 거다. 자기들이 원하는데 뭐.

그런데 사회적으로, 특히 지난 대선 전에 박원순 후보 (현 서울시장)의 아름다운 재단에서 열정페이 무급인턴 논란이 있던 이후로, 무급 인턴의 문제점이 회자되기 시작한다. 결국 진보적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무급 인턴”은 나쁜 거라는 인식이 공유되기 시작한다. 물론 아직도 이게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외국의 경우, 미국 백악관에서도, 유엔에서도, 그린피스 같은 단체에서도 무급 인턴은 많이 활용된다. 본인이 괜찮다는데 왜 나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문제가 된다. 누구는 먹고 살만해서 돈 안받고 경력 쌓아도 되고, 누구는 당장 월세가 없어서 무급 인턴 같은 호화로운 경력 따위 못 챙기는 상황이 광범위하게 지속되면, 기회의 평등 같은 개념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결론은, 최소한 상징적인 효과가 큰 국회 정도 되는 곳에서는 가급적 무급 인턴 같은 건 쓰지 말아야 한다, 라는 걸로 내려져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무급 인턴 쓰면 사실 좀 찜찜하고 욕을 먹을지도 모른다는 거, 의원들도 안다.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 국회에서 인턴 뽑으면 원래 있던 티오 이외의 인력에게는 “급여를 지급할 방법이 없다”는 핑계를 댄다는 것이다. 선거법, 국회법을 들먹이면서 말이다. 그런데 선거법, 국회법에는 인턴 써놓고 돈 주지 말라는 규정은 없다. 대신 이러이러한 인력에게는 국회가 돈을 준다는 규정만이 있을 뿐이다. 이게 미묘한 차이인데,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시라. 일 시키고 돈 주면 안된다는 규정을 법전에 떡하니 박아 놓을 바보가 어디 있는가?

대신, 의원실에서 물어본 경우는 종종있다. 우리가 쓰는 유급 인턴이 월 120 밖에 못 받아서 좀 미안한데 당에서 더 주면 안되요? 또는 우리가 알바를 썼는데, 후원금에서 월급좀 주면 안되요? 하는 질의를 하는 경우다. 이런 것은 복잡한 유권해석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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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후원금은 정치활동에만 써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막 주면 그건 돈뿌리는 거지. 그래서 정치후원금 사용처는 엄격하게 기록해서 선관위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니 후원금으로 월급 주겠다는 발상은 포기해라. 이건 정치자금법의 문제다.

당에서 지급하는 방법도 있다. 이건 실제로 민노당 시절 소속 의원실에서 했던 일이다. 양상은 조금 다르게 전개 되었지만 말이다. 그들(의원 + 보좌관들 모두)은 국회에서 월급이 나오면 100% 당비로 낸다. 그리고 당에서 다시 월급을 받는다. 국회에서 나온 돈이 얼마건 간에(의원 부터 보좌관까지 등급에 따라 다 다르지만 꽤된다. ) 몽땅 당에 바치고, 당에서 최저임금 기준의 월급을 받아 생활했던 사람들이 민노당 의원실 관계자 들이다. 뭐 의의는 이해하지만 좀 구차한 일이기도 하다. 그거 합법이었다. 대신 정당법에 규정된 당직자의 수를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또한 법적인 유권해석. 뭐 돈 주겠다는 데도 이렇게 복잡한가 싶지만, 그만큼 의원실은 상징성이 높은 곳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지금 당장 의원실에서 인턴이 꼭 반드시 매우 시급하게 가슴이 떨리도록 필요하다면, 의원실에서 당에 당비를 내고, 그 돈으로 월급주는 당 인턴으로 고용해서 의원실에 파견하면 되겠다. 숫자는 제한되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복잡한 것이다. 하지만 무급 인턴은 안된다. 일 시켰으면 돈을 줘야 한다는 노동의 대명제 앞에 의원실이라고 예외가 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현실은 안 그렇다. 지금 당장도 많은 의원실에서 무급 인턴 채용공고를 올리고 있다. 국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시라. 노동계의 스타 심상정 의원실에서도 무급 인턴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안쓴다. 확인해 봤다. 겉으로는 노동의 가치 뭐 이런 소릴 하겠지만 사실은 쓸 돈이 없어서.. 눈물이 앞을 가린다.

문재인 의원실의 해명도 비슷한 거다. 분명히 짤방에는 청연 이름으로 공고가 나갔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당연히 모를 것이다. 벌써 3년전의 일이니까 말이다.) 지금은 문재인 의원의 뜻에 따라 무급 인턴은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건 잘한 일이다. 근데 솔직함은 좀 떨어진다. 청연에 공고가 저렇게 붙어 있었다면 그건 의원실에서 의뢰한거지. 하지만 뭐 결국 안 썼다면 잘한 일이다.

이게 현재의 국회 무급 인턴 관련 현황인 것이다.

 

4. 비난에도 정도가 있다 

과거의 일을 캐서 짤방을 만들어 오늘날의 문재인의 정치적 행보와 대비해 보여주면서 비난하는 것, 그다지 옳은 행동은 아니다. 감성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어그로라면 뭐 나름대로 효과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게 내가 썼던 글에 있는 핵심이다. 이 글을 본 수괴가, “어, 이건 날 까는 글인데?” 라고 했던 것도 이 문장 때문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문재인이 아무리 미워도, 3년전 짤방을 가져와서, 지금은 무급 인턴을 쓰고있는지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짤방 만들어서 퍼트리는 거, 최초로 누가 했는지 몰라도 옳은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거 퍼나른 사람들도 잘못한거고.

그거 말고도 문재인을 비난할 거리는 차고 넘친다. 원래 야당의 당대표 쯤 되면 대통령 다음으로 욕을 먹어야 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야당이 잘못하면 야당대표가 욕을 먹는다. 심지어 정부가 잘못해도 왜 야당이 말리지 않았냐고 욕을 먹어야 한다. 권력에는 상응하는 책임이 따르는 거고, 정부 의전 순위에서도 상급에 포함되는 야당대표는 그만큼 큰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욕을 먹는 거다.

그래도 이렇게 구차하게 짜맞춘 짤방으로 욕을 하는 건 정도, 바른 길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 얘길 한 것이다.

 

5. 비난에 응대하는 태도의 문제

그렇게 옳지 않은 비난이 들어왔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이런 짤방이 공개되면 문재인 측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당연해 보인다. 그냥 정중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과거, 관례에 따라 진행되었던 일이고 그 때 까지만 해도 이런 일들이 문제가 되는지 알지 못해 옳지 않은 일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상황을 떠나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자 한다. 지금 돌이켜보니 분명히 잘못된 일이며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관리하도록 하겠다. 관심을 가지고 지적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이런 반응은 오히려 현재의 정치인 문재인에 대해 “소통하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해 주고 호감도를 올리면 올렸지 나쁜 일은 아니다.

라고 썼다.

아마 이 부분을 보고, 문재인은 무급 인턴을 쓴 적도 없는데 왜 무급 인턴 썼다고 비난하는가, 사과하라~ 라는 말이 나오는 것일텐데, 이 문장을 다시 잘 보시라.

내가 썼지만 매우 정치적으로 교활한 문장들이다. 문재인 의원실에서 인턴을 안 썼어도 짤방에는 채용공고가 있다. 즉 의원실에서 의뢰한 채용공고가 나갔던 것, 그 자체도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그런 일은 안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그런 일은 재발하지 않는다. 이 정도만 명시해 주면, 저 짤방을 이용한 비난은 무력화 되고,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는, 그런 효과적인 대응책이라는 얘길 한 것 뿐이다.

문재인 의원실은 이와 유사하게 응대를 했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9639974&code=61111111&cp=du

이 기사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실제로 문재인 국회의원 사무실에 확인해봤습니다. 한 관계자는 “19대 개원 초기 의원실 보좌직원을 구성하는 중 실무진 차원에서 인턴 채용 등의 논의가 있었으나 문재인 의원이 ‘정당한 보수 없는 인력 채용은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려 더 이상 추진하지 않았다”며 해명했습니다. 인턴 채용 공고가 올라온 게 의원실의 요청인지, 청년유권자연맹의 요청인지는 당장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설명도 했습니다.

문 대표측은 오히려 외부의 ‘무급 인턴’ 제안을 거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후 청년유권자연맹, 여성규권자연맹 등 단체의 무급인턴 제안 및 의원실에 개별적으로 들어오는 무급인턴 문의에 대해서도 ‘노동력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채용은 없다’는 것을 공식으로 충분히 설명해 거절했다”고 했습니다.

논의가 있었던 적도 있지만 문재인 의원의 뜻에 따라 추진하지 않았다.

개별적인 제안들도 다 거절했다.

이 정도면 완벽한 해명이다. 좀 늦은 감은 있고, 기자의 입을 빌려 설명하긴 했지만 뭐 이만한 일로 의원실에서 공식 성명을 발표할 덩어리도 아니니까 이 정도면 잘 한 것이다.

내 글에서 요구했던 의원실의 입장과 이 기사에 나오는 의원실 관계자의 설명을 비교해 보시라.

 

6. 지지자들의 입장

이 부분은 언제나 그렇지만 매우 아쉽다. 이런 얘기 하면 또 “물뚝이 문재인 깐다”고 널리 회자되겠지만, 정확하게 구분을 요구하는 바이다.

정치인 문재인을 비판/비난 하는 것과, 문재인을 지지하는 일부 극성스러운 지지자들을 비판/비난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이런 것도 구분하지 못한다면, 정치 얘기 하지 말고 찌그러지시길 권한다. 기본이 안되어 있는 거니까 말이다.

이 짤방이 널리 퍼지면서 지지자들의 초기 대응은 어땠는가?

이 짤방을 퍼트린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이 최초 대응이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한 비난이 돌 때, 제대로 된 지지자라면 그 비난의 내용이 사실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사실이라면 사과할 일이고, 거짓이라면 해명을 하면 될 일이다. 그렇게 대응하는게 순리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또 다른 경우도 대충 유사하지만, 이런 비난조의 짤방이 돌면, 그 내용보다 그 짤방을 퍼트리는 사람들을 먼저 욕하고 나서는 것이다.

이건 매우 유아적이고 원시적인 대응이다. 여기서부터 실수는 시작된거다.

그러더니 그 다음에는 이미 스스로 문재인이 무급 인턴을 쓴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무급 인턴이 왜 나쁘냐는 주장을 퍼트리기 시작한다. 사회적 논란이 충분히 있었고, 상당수의 사람들이 무급 인턴은 가급적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점에 공감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유엔 등의 사례를 들어가며 무급 인턴을 쓰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라고 주장을 하기 시작한다.

이거 스텝 꼬이는 짓이다. 문재인 의원실 측에서 우린 무급 인턴 안 썼다고 해명을 하자 이런 주장은 슥 사라지긴 했지만, 그런 식으로 왔다리 갔다리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무급 인턴이 그 일부 지지자들의 주장대로 나쁜 게 아니라면, 도대체 왜 문재인 의원실에서는 그 좋다는 무급 인턴을 안 쓰는가?

그러더니 의원실에서 해명이 나오자, 근거없는 사실로 문재인을 비판했다며 여기저기 사과를 요구하고 다닌다. 이것도 무척이나 우스운 일이다.

근거없는 사실은 없었다. 저 짤방이 존재하지 않는가. 청연에서 문재인 의원실의 의뢰를 받아 무급 인턴 모집 공고를 낸 것은 사실이다. 의원실에서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정치인이 모르겠다고 하면 그건 맞다는 얘기다. 거기다가 의원실의 의뢰가 없이 청연이 저런 공고를 낸다는 것이 어떤 상상속의 세계에서 가능했겠냐는 합리적 추론도 있다.

의원실의 의뢰는 있었다. 채용 공고는 그 의뢰에 의해 나간 거고, 그 뒤로 의원실에서 실제 채용은 안했다. 이게 사실일 것이다.

그 경우, 무급 인턴이 나쁜 것이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저 채용 공고만 가지고도 문재인을 비난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경우 문재인 진영에서는, 그래 그게 나쁜 거지, 그래서 이젠 안한다잖아, 이렇게 나와야 된다. 채용한 적도 없는데 비난하지 말라고 부들부들 떨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7. 결론

이제 글 전체를 다시 보셨을 것이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가?

 

– 난 문재인에 대한 비난 짤방을 들고 다니면서 퍼트리는 것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 또한 그런 일을 가지고 짤방을 퍼트리는 사람을 욕하는 것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 그리고 문재인 의원실에서 정중하게 해명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실제 세계에서 문재인 의원실은 해명을 했고, 그걸로 마무리 되면 된다. 내가 뭘 인정하고 뭘 사과해야 하는 건지 설명해 주시라.

이건 설명할 거리가 없는 얘기다.

다만 심각한 편견에 의해 문해력이 마비된 일련의, 극히 일부의 극성스러운 문재인 지지자들의 잘못된 행동이 있을 뿐이다.

이 사건은 그런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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