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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있다.

박성호 a.k.a. 물뚝심송
2018-04-04 11: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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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한테 배운 말이다. 그럴 수 있다.

 

딸아이가 입버릇처럼,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라는 말을 하길래, 그게 무슨 얘기냐고 물어봤더니 이렇게 답을 한다.

 

세상에는 하도 기이한 생각을 하고 기이한 말을 하며 기이한 행동을 하는 자들이 많아서 용납하기가 힘드는데, 그때마다 그럴 수 있다고 반복하면서 용납의 폭을 넓히려고 노력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럴 수 있다. 맞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다시 보면 뭐 나름대로 어지간한 행동은 이해가 가고 용납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그럴 수 있다고 되뇌어봐도 용납이 안 되는 선이 있는 법이다. 그럴 수 없는 선 말이다.

 

요즘 특히, 인간이 그럴 수 없는, 그래서는 안 되는 선을 어긴 자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정말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인간에 대한 환멸이 느껴지고 삶에 회의가 느껴진다. 그래서 자꾸 사람들하고 모여서 회의를 하는 건가.. 이.. 이건 아니군.

 

물론 그 선을 넘어간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매를 들어야 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그게 바로 인간에 대한 예의이다. 하지만..

 

그래도 입에서 이 말을 놓고 싶지는 않다.

 

그럴 수 있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이며,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다. 단 한순간도 상대를 인간 이외의 존재로 내쳐서는 안 되며, 같은 인간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멈추면 안 된다.

 

이 말은 그 노력의 상징이다.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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