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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

박성호 a.k.a. 물뚝심송
2018-06-08 20: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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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8일 / 이승로그

 

예전에 스님들이 시주를 받으러 다니면서 종을 딸랑딸랑해서 동령(動鈴)이라고 불렀고 거기에 "~하는 사람"을 낮춰 부르는 "아치"를 붙여 동령아치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치의 예는 벼슬아치 등을 생각할 수 있고..

 

그게 이어지면서 거지들이 밥을 구걸하고 다니는 걸 동냥이라고 불렀고 동냥하는 사람을 동냥아치라고 부르게 된다. 즉, 남에게 구걸이나 하는 자들을 동냥아치라고 불렀는데, 그게 또 줄어서 "양아치"가 된다.

 

이 양아치라는 말은 사실 전후 우리 사회의 비극적인 그늘과 관계가 많은데,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고아들, 생활 기반을 잃어버린 청년들이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연히 자기들끼리 모여 패거리를 형성했고 이런 패거리가 바로 거지왕 김춘삼 이런 스토리와 연결이 되는 셈이다.

 

이들은 사회 혼란을 틈타 수적인 위세를 떨치며 여기저기 여유있는 곳에 가서 강짜를 부리며 돈을 뜯기도 하고 점점 더 폭력이나 범죄에 연관되며 민간인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는데, 이 역사가 결국 조폭으로 이어진다는 추측은 쉽게 할 수 있는 것.

 

물론 한 쪽에는 상이군인들 패거리가 있기도 했다.

 

공권력이 취약해진 자유당 말기의 혼란기를 넘어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이런 문제는 역시 자신만의 스타일로 강압적으로 해결하려고 든다. 재건대라는 명분을 걸고 이들 집단을 강제로 교화하려고 하고,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라고 강요한다.

 

 

그래서 나온게 넝마주이.

 

등나무 같은 걸로 짠 커다란 광주리를 등에 걸고 다니면서 고물이나 넝마, 폐지 등을 주어 모으는 역할을 시킨다. 그런데 이 넝마주이들이 진짜 버려진 고물만 집어갔겠냐는 것이다.

 

사람들 모르게 개도 잡아가고, 비싼 물건도 훔쳐가고 등에 진 광주리에 넣을 수 있는 것은 다 가져간다.

 

그러다가 들켜 분쟁이 생기면 패거리로 몰려와서 행패를 부리고 그러니 일반인들은 이들을 싫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 당연히 이들을 혐오하는 스토리들이 생기게 되고 그 끝은 그들이 아이들까지 망태에 넣어 잡아간다는 도시전설이 된다.

 

실제로 그런 사건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들도 조직이었고 아이들을 잡아다가 가르쳐서 하부 조직원으로 키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을 잡아가면 뒤탈이 있을텐게 굳이 그렇게까지 했을까 싶기도 하고.. 하여간 아이들에게는 이들이 공포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흔히 망태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나오고 어떤 지역에선 그게 농넹이 삼시가 되기도 하고 그런다.

 

그런 용어들 중에 길게 살아남은 것은.. 이들의 행태가 추접하고 그런 점을 빗대어 깡패들 중에서도 지저분한 하급 깡패들을 양아치라고 부르게 된 것도 있다.

 

깡패들이 자기들은 양아치가 아니라고 우기기도 하는 것은 양아치에게는 바로 이 넝마주이 망태 할아버지의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풍요의 80년대를 거치며 이런 것들은 모두 사라졌다. 이제는 폐지는 노년문제의 상징이 되어 버렸고 양아치들은 조폭이 되어 버렸다.

 

그만큼 사회가 안정이 된 측면도 있고..

 

또 어려서 초상집에라도 가면 마당 한 켠에는 넝마주이들이 열댓명 모여 술판을 벌이고, 또 다른 한쪽에는 팔에 갈고리 달고 있는 상이군인 아저씨들이 또 열댓명 모여 술판을 벌이고 있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어른들은 못마땅해하면서도 그들의 비위를 거스르기 싫어 쉬쉬하고 그들이 별 행패 안 부리고 물러가 주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이라고 뭐 다를까. 이제는 그렇게 대놓고 구걸하고 훔쳐가고 강제로 뜯어가지만 않을 뿐, 오히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숫자만 쓰여 있는 종이를 이용해 어렵게 모은 돈을 훔쳐가는 악당들이 활개치는 시대 아닌가.

 

그렇게 우리들의 돈을 안 보이게 뜯어가는 양아치 농넹이 삼시 망태 할배들의 총 우두머리가 바로 이명박 아니겠냐는 말이다.

 

우리는 아직도 그들을 완전히 없애 버리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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