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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없어서 실수했기만 바라는 일

ravenclaw69 (mediamall)
2018-05-08 10: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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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6년 전, 느려터진 아이러브스쿨 서버를 탈출해 프리첼과 네이버 다음 등에 국민학교 중학교 동창 모임들이 막 활성화되던 무렵의 이야기로 시작할까 합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머스마들은 막 장가간다고 하고 있었고, 여자 동창들은 애가 본격적인 말썽을 부리기 시작하는 나이들이었죠. 그러다보니 ‘섹스’란 실체적 무엇이기 보단 환상의 무엇인 머스마들이 좀 많았습니다. 대부분 일제 혹은 미제 야동을 보고 성적 판타지를 충족하고 있었던지라, 뜬금없는 이야기들을 꽤나 했었죠.

그런 머스마들의 황당한 성적 환타지는 같은 동창에 의해 거침없이 깨졌었습니다. 여자 동창들이야 애가 있는 친구들이 많았고, 또 고등학교 시절부터 꽤나 화려한 연애사를 자랑했던 친구들이 많았거든요. 야외에서의 거사를 말하는 머스마들에게 ‘니넨 작고(?), 힘이 안되기 때문에 안되니까 침대 밖으로 벗어날 생각을 마라’고 콕 찝어버렸죠. 사실 세상사의 꽤 많은 일들은 ‘짬’이 모든 것을 말하잖습니까.

이런 경험의 문제는 인식의 지평과도 관계가 있지요. 별의 별 꼬라지 다 경험해본 사람은 아무래도 무슨 일을 하든 조금은 다르게 해결하기 마련이니까요...


이 이야길 왜 하냐면... 얼마전에 제가 겁나 깨는 광경을 목격했는데, 그 이야길 쉽게 꺼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혐, 혹은 어린아이 혐오라고 욕먹기 딱 좋은 이야기거든요. 더군다나 스팀잇은 이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지울 수도 수정할 수도 없는 컨텐츠를 올리는 공간 아닙니까... 여튼... 뭐 어디서든 욕이 날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질러봅니다. 어차피 특정한 사람을 지칭하진 않았으니 별 탈 없을 것이라고 믿고 그냥 써보렵니다.

얼마전에 쬐끔은 비싼 해산물 뷔페 체인점에 갈일이 있었습니다. 딱히 맛 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뭐 제 돈 내고 먹던 것이 아닌지라 맛있는 척하면서 먹고 있었죠. 돈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사주는 분의 이야기를 열심히 경청하느라 맛은 이미 남의 차원이 된지 오래였는데... 갑자기 여자분의 고래고함이 들리기 시작하더군요.

식당에서 난장을 피우고 있는 자기 아이에게 식당 종업원이 주의를 줬다고 난리를 피우고 계시더라구요. 사실 그것만 해도 머리가 띵~ 한데... 그 분은 “외국에선 어떻게 하는줄 알아요? 아이들이 난리면 부모에게 와서 아이들이 소동을 벌어지 않게 해달라고 부모에게 정중하게 이야기해요! 어디서 감히 종업원이 아이에게 직접 이야길 하고 그래요?” 라고 말하시더라구요.

음... 제가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에서도 꽤 있어봤고, 개발도상국에서도 꽤 있어봤습니다. 합치면 아이들의 정규교육과정 기간 정도 되니 어지간한 짬은 되는 편이죠. 그런데 식당에서 애들이 난리를 치면 종업원이 뭐라고 하기 전에 보통은 애 엄마들이 애를 잡습니다. 식탁에서 쫓겨나 벽을 보고 있어야 하는 벌 정도가 가벼운 편이죠. 빰 돌아가는 거 본 거 한 두번 아니구요.

거기다 아이들이 출입 안되는 식당들도 많습니다. 일단 미슐렝 가이드에 들어가는 식당들의 경우는 정장 입고 가야 하는 곳들도 많잖아요? 그런 곳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닐리가 없죠...

뭐 어느 분 학위 따드린다고 같이 갔던 핀란드에선 식당이 가족 손님들을 반기지 않고, 특히 아이들을 반기기 않기 때문에 집에서 간단하게 만드는 음식들에 대한 기사들을 꽤 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핀란드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네팔 음식점’이 눈에 많이 띄더라구요. 처가인 네팔이 그렇게 존재감이 많이 있는 나라도 아니고, 네팔 음식이 딱히 미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보통 인도 네팔 식당으로 여는데... 핀란드만 ‘네팔 음식점’이라고 큼지막하게 박아넣더군요. 이유를 알고보니 전통적으로 아이들을 신의 축복이라고 여기는 네팔 사람들이 아이들 손님도 환영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사실 전 선진국은 물론이고 개발도상국에서도 식당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게 겁나 위험한게... 식당은 뜨거운 음식이 만들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뛰어다니다간 1~2도 화상을 쉽게 입을 수 있기 때문이죠. 얼굴에 화상 입으면 그 흉터도 오래갑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뛰어다니지 못하도록 부모가 제재해야 할텐데, 한국만 안 그러더라구요??

제 짬으로 놓고 보자면 해산물 뷔페에서 난동을 피웠던 그 손님의 해외 경험이라는 것은 어디 리조트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종업원들이 부모에게 주의를 주는 것은 아이들이 외국어를 알아먹을 확률보다 어른들이 알아먹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지요.

그러니까 그 분은 어쩌다가 몇 번 갔던 리조트에서 아이들에게 하는 걸 보고 그게 '표준'매뉴얼이라고, 자기 아이들은 아무 문제 없는거라고 생각했던거겠죠.

뭐... 경험의 문제라고 굳게 믿고 싶기도 합니다. 만약에 식당에서 그 난동을 피웠던 분께서 혹시라도 “감히 식당 종업원 따위가 내 아이에게 뭐라고 하다니. 참을 수 없다”라는 생각 때문에 그랬던 거라면... 이 나라는 불 질러야 하는게 아닌가 싶으니까요.


  Samuel Seong

<거의 모든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메인 저자입니다. 모매체 국제부에 한 20년 글썼고 요즘은 xsfm 그알싫에 종종 등장하는 그 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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