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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난민에 대한 논란들을 보면서(2)

ravenclaw69 (mediamall)
2018-07-01 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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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인트에서 이 이야길 좀 정리하고 가야 합니다.


로힝야족은 왜 미얀마 국가권력의 탄압을 받았는가?


로힝야족 사태의 원인은 사실 간단합니다. 미얀마는 1960년에 군부가 쿠테타로 정권을 잡고 흔들던 나라입니다. 그런데 국민의 저항 강도는 점점 더 강해졌죠. 2007년에 스님들까지 들고 일어나니까 직접적인 통치는 불가능하겠다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민정이양이 아니라, 간접 통치를 하겠다고 정리하게 되죠.

간접 통치. 뭔가 좀 신박한 개념이죠? 미얀마의 국가 공권력, 그러니까 경찰과 군대, 국경경비대와 관련된 권한은 국방안보위원회가 결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국방안보위원회의 과반은 항상 군인이어야 합니다. 대신 상하원으로 나뉜 의회 지분의 25%는 군부껄로 박아놓으면서 헌법 개정은 의회에서 75%의 지지를 얻어야 할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이게 미얀마의 2008년 헌법이었어요. 그러니까 스님들이 들고 일어난 2007년 샤프란 혁명 이후, 국가권력의 핵심은 군부가 행사하면서도 외부적으론 민정이양이 된 것처럼 보이는 구조죠. 사실 짝퉁 민정이양이었는데, 대중국 포위가 급했던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대충 이 상태를 '진보적이다'라고 정리해주면서 군부 독재를 이유로 가했던 각종 재제를 철회해줍니다.

그런데 권력을 그냥 내놓는다는게... 보통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미얀마의 군부는 장고 끝에 상당히 복잡한 꼼수를 기획합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군부가 이대로 권력 유지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히게 되었던 이유는 2007년 스님들이 주동이 된 샤프란 시위 때문이었습니다. 그만큼 미얀마에서 스님들의 위치가 높다는 거죠. 그런데 불교는 미얀마라는 국가의 탄생 즈음부터 국가통합의 기본 이념이었어요.

미얀마 정부가 인정하는 미얀마의 소수부족은 무려 135개입니다. 그리고 이들 중에서 현재까지도 독립하려고 반군이 있는 부족들이 꽤 됩니다. 2015년 현재 정부와 휴전에 합의해 전국휴전조정팀(National Ceasefire Coordination Team, NCCT)에 참여하는 소수민족 무장조직들만 17개 조직이었습니다.

반군이라고 하니까 오합지졸을 연상하시기 쉽겠습니다만, 이들 반군들 중 하나인 아라칸 군 창설 5주년 행사 동영상을 보시고도 그런 생각을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소개해주신 @Ultra-Nomad 님께 감사드립니다.

미얀마라는 나라가 한 덩어리로 나라의 꼴을 유지하는게 좀 힘든 나라입니다. 그러다보니 '버마'라는 국가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자 마자 국가를 한 덩어리로 유지하기 위한 수단을 개발했는데... 그게 이 나라에서 가장 폭넓은 신도를 가진 불교였습니다.

2007년에 스님들의 시위에 군부가 뜨악했던 것이 좀더 이해되지 않으신가요? 군부는 뒤늦게 이들의 중요성을 깨닫고 2007년 이후부터 적극적으로 스님들을 포섭합니다. 그리고 2012년부터 중 탈을 뒤집어 쓴 사람 잡는 야차를 그 중심에 세우죠. 위라투라는 인간인데요.... 2013년 7월 1일 타임지 아시아판의 커버를 차지하기도 했답니다.

사실 냉정하게 따지면 미얀마 군부의 2선 후퇴는 하이드라가 쉴드에 기생하기로 결정한 것과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2선 후퇴를 결정하면서 민간 정부에게 거대한 똥을 투여하기로 결정하죠.

2015년 10월 26일 방영된 알 자지라는 'Genocide Agenda'라는 탐사보도를 방영합니다. Genocide란 종족학살을 말하고 Agenda란 정치적 행동 계획을 말하죠. 아래의 유툽 동영상을 클릭하시면 이 보도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한글 자막은 없습니다.

 

알자지라의 이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2012년부터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을 단계적으로 높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13년부터는 바로 위의 위라투가 전면에 나서면서 로힝야족 마을들을 말 그대로 쓸어버리고 다니기 시작합니다. 이 학살극에 군부가 개입되어 있다는 증거는 위의 보도에서 다양하게 나옵니다. 군 정훈 교육 시간에 "로힝야는 인간이 아니다"는 교육을 했다는 증거를 제시하거든요. 소설가 한강이 작년에 뉴욕 타임즈에 기고했던 글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지요. 한강은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인간 이하(Subhuman)”으로 여길때 잔혹한 행위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군에서 자국의 한 소수민족을 Subhuman으로 교육한 이유가 뭘까요?

이 시기는 어떻든 민정이양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시기입니다. 2008년에 개정된 헌법으로 민간인 정부,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족 민주동맹(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NLD)이 정권을 잡게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죠. 그리고 민정이양이 될 경우엔 전 정권에서 헌법 개정과 관련된 규정들을 아주 복잡하게 만들어놨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다면 그거 무력화 시킬 수 있습니다.

군부가 민정 이양 직전에 로힝야 학살에 대한 군불을 열심히 지폈던 것은 이런 본인들을 향하게 될 정치개혁 움직임을 무력화하고 군부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경제체제에 대한 개혁 시도도 무력화하며 동시에 노벨 평화상을 탄 아웅산 수치의 국제적 지위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다목적 카드였죠. 미얀마라는 나라 자체가 하나의 국가 덩어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불교 민족주의 때문인데, 그 불교 민족주의에 기반한 다른 민족 때려잡기를 뜯어말릴 수 있는 사람은 지지율 8~90%대를 찍고 있는 정치 리더가 아니면 어렵잖아요.

더불어 민정이양이 되었으면 국민들의 먹고사니즘도 좀 나아져야 하는데... 국가의 주요한 부는 모두 군부가 빨대 꽂고 있었는데... 그 철밥그릇에 민간정부가 신경 쓰게 하면 되나요. 종교 공동체의 지원을 받는 소수자들을 불태우는 걸로 빈부격차에 대한 분노를 해소하도록 할 수 있는데 말이죠.

그러니까 로힝야 족 사태가 영국이 싸놓은 똥이라는 이야긴 한국어 사용자들만 대상으로 퍼진 개사발 중에 하나입니다. 사실 이 사발이 먹히는 이유가 난민문제가 한층 더 복잡해지는 원흉이기도 합니다. 이거 사실 2초만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이야기에요. 만약 로힝야족 학살극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가 그들이 영국에 부역했기 때문이라면 왜 군부가 권력을 쥐고 흔들던 시절에 이 학살극이 벌어지지 않았던 걸까요? 미얀마 군발스의 핵심은 버마족 불교도들인데 말입니다. 영국이 오래전에 싸지른 똥이라는 사발에 따르면 가장 피해를 많이 봤던 사람들이어야 하는데 왜 60년이 지나서 복수(?)를 했던 걸까요?

이 이야긴 내일 정리해보겠습니다.

PS. 미얀마 현대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께는 다음의 팟케스트 세 편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눈가리고 수지: 미얀마의 역사 http://www.podbbang.com/ch/7585?e=21862689
눈가리고 수지: 이상한 정책, 표류하는 국가 http://www.podbbang.com/ch/7585?e=21862738
눈가리고 수지: 독재 후의 독재 후의 독재 http://www.podbbang.com/ch/7585?e=21874184


  Samuel Seong

<거의 모든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메인 저자입니다. 모매체 국제부에 한 20년 글썼고 요즘은 xsfm 그알싫에 종종 등장하는 그 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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