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검색

다큐 소개. 유럽의 생성과 분열 (The Making and Breaking of Europe)

ravenclaw69 (mediamall)
2018-07-11 13:22:43
2    

신재생에너지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모범적인 도시를 꼽으라고 하면 ‘도요타 시’를 이야기합니다. 2012년에 KBS를 비롯한 여러 방송사에서 에너지 독립 도시에 대해 이야기했죠. 

http://mn.kbs.co.kr/news/view.do?ncd=2576969 

 

도시의 모범이 ‘도요타 시’라면 농촌의 모범은 독일의  펠트하임 (Feldheim)입니다. 베를린에서 남서쪽으로 80km 떨어진 브란덴부르크주(州) 트로이엔브리첸시에 위치한 인구 150명인 작은 마을인 이 곳은 풍력발전기로 필요한 전력을 얻고 축산분뇨와 옥수수 대를 섞어 발효시켜 열과 전기를, 그리고 태양광 시설까지 갖춘 종합 신재생 에너지 마을입니다. 이곳 역시 꽤 많은 매체가 다룬 바 있는 곳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tool/print.nhn?oid=001&aid=0006145621 

 

 

전 이곳을 2016년 8월에 댕겨왔습니다. 가는 길에 좀 골때리는 우여곡절이 있긴 했었습니다만, 구동독 지역이라서 그런지 좀 푸근한 느낌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신재생 에너지 사업 타당성 조사 한다고 남아시아의 험지들을 꽤나 돌아다녔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지역 농민들이 스스로 알아서 에너지 독립 마을을 만들 방법은 없습니다. 

 

이 마을은 에너지크벨레라는 독일의 전력회사가 풍력 자원이 좋은 이곳을 찾아와 마을 주민들과 계속된 협의를 했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죠. 풍력 발전소를 만들 부지를 제공해주고 그 부지 임대료를 농민들이 받는 형태였는데, 다른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면서 이 지역 농민 70명을 고용하면서 마을에 완전히 뿌리 내리게 되었죠. 그리고 이 재원의 절반은 유럽연합이, 나머지 절반은 국가와 브란덴부르크주와 트로이엔브리첸시 등에서 제공하는 형태였습니다. 

 

뭔 이야기냐면, 이 마을은 안 자본주의적인 형태로 만들어진 신재생에너지 단지라는 겁니다. 기술력이 있는 기업이 EU와 해당 지자체에서 돈을 끌어와서 에너지 독립 마을을 만든 것이니까요. 이건 EU가 에너지의 문제를 안보의 문제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겁니다. 펠트하임 마을 분들은 EU가 제공하는 상당한 수준의 혜택을 받고 계신 분들이라고 할 수 있죠.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도 전기생산으로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일반적인 유럽 농민들의 경우에는 많이 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대대로 농사를 지어왔던 유럽연합 각국의 농민들은 자국 정부가 결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생뚱맞게 브뤼셀에 있는 EU에서 결정하는 것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9/07/0200000000AKR20150907201401098.HTML

 

거기다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와 2011년 아랍의 봄까지 연결되면 농민들 입장에선 환장할 사태가 됩니다. 미국의 희한한 금융상품 때문에 자신이 농기구나 비료, 농약 사는데 대출받기 힘들어졌다고 하면 안 황당할 수 있나요. 그리고 상당수의 독재자들을 쫓아냈던 아랍의 봄이 리비아와 시리아에선 고착되었죠. 특히 시리아는 어마어마한 난민이 발생했고 EU가 이 난민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유럽 극우파가 약진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좋은 다큐멘터리를 많이 만드는 알자지라는(하마드 빈 할리파 알사니 전하 만세!) 이 문제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유럽의 질서가 어떻게 재편되었으며 이 이후 어떤 과정을 밟는지를 토론과 영상 자료를 통해 보여줍니다. 전 태어나면서 갖게 된 것을 두고 자랑하는 이들(주로 인종주의자들이죠)에 대해 아주 반감이 많기 때문에 유럽 전역에서 불고 있는 극우 민족주의자들의 약진을 세상 망하는 징조로만 보고 있었는데... 이 다큐를 보니 이해 못할 것은 아니더군요. 새로운 환경이 벌어지고 기존의 정치가 비전 제시와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 권력을 탐하는 자들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대중을 유혹하는 것은 인류 역사에서 항상 볼 수 있었던 일이니까요. 

 

혹시라도 2시간 정도 시간이 있으신 분이라면 한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음;;; 근데 한글 자막이 없습니다;;; 

https://www.aljazeera.com/programmes/the-big-picture/2017/02/big-picture-making-breaking-europe-170215130636456.html


  Samuel Seong

<거의 모든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메인 저자입니다. 모매체 국제부에 한 20년 글썼고 요즘은 xsfm 그알싫에 종종 등장하는 그 넘입니다.

 

댓글[0]

열기 닫기

게시글 검색
1 2 3 4 5 6 7
 

콩가루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