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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난민에 대한 논란들을 보면서(4)

ravenclaw69 (mediamall)
2018-07-13 0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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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사실은 사실로 정리해야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대부분은 그러지 않으려고 합니다. 뭔가 이야기가 겉도는 느낌이 든다면 그건 사실을 사실로 이야기하지 않거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


Fact 1. 차별이 당연한 사회, 대한민국


한국은 원래 차별이 쩌는 나라입니다. 휴먼시아 아파트(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을 ‘휴거(휴먼시아에 사는 거지)’라고 부르며 왕따를 한다는 이야기. 뭐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잖습니까? 아이들이 그러는거 그거 누구에게서 배워서 그럴 것 같으신가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을 목숨걸고 옹호하는 분들은 또 누구인가요? 그 분들이 일베인가요? 아닐껄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잖아요?

차별이 일상이다보니 차별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 자체를 낯설어합니다. 아내랑 결혼하기 전에 별 그지 같은 소리들은 다 들어봤지만 가장 압권은 ‘피부색이 검은 여자들은 피부가 그렇게 부드러워서 그들과 섹스를 한 번 하면 다시는 동양인들과 섹스하지 않는다’는 속설을 제 앞에서 이야기하던 후배 부부였습니다. 특정 인종의 피부가 고정되어 있다면 왜 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파는 화장품은 지성, 건성, 복합성 등등으로 나눠서 팔고 있는걸까요? 특정 인종에 대한 기묘한 고정관념 역시 인종차별의 일종이라는거, 이해할리가 없는 이들이니 그냥 냅뒀습니다.

개통령 강형욱 조련사가 아이랑 함께 있으면 하도 ‘아내가 외국인과 바람 피워서 나온 건데, 너만 모르는구나’라고 하는 어르신들의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에 대응하기 귀찮아서 아내와 함께 방송 출연을 했다죠.

그 양반 부인인 수잔 엘더씨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것을 굳이 밝힌 이유가... 참. 뭐 그런데 저런 건, 저의 미래이기도 합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은 뻔한데 거기에 맞서 싸울 자신이 없으면 그런 상황 자체를 회피해야죠... 사실 아내를 쫓아다니던 2012년부턴 스리랑카에서 꽤 큰 프로젝트를 시행하려고 하던 참이고, 그 성사가능성도 꽤 높게 봤습니다. 네팔은 인프라가 너무 안좋지만 스리랑카는 콜롬보 시내, 특히 몇몇 지구들의 경우엔 살기 나쁘지도 않고, 같은 남아시아 지역 협력 연합(South Asia Association for Regional Cooperation, SARRC)이라 비자 문제 없이 오갈 수 있거든요. 저희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과 함께 살면 괜찮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스리랑카도 타밀인들과 무슬림에 대한 증오를 땔감으로 국가권력 쟁탈을 시도하는 얼간이들이 주류인 나라이긴 합니다만, 한국인에 대한 대접은 나쁘지 않은 국가라서요. 사실 얼마전까지 있었던 공장에서 말도 안되는 대우를 받으면서 그 집에 붙어있었던 것도 스리랑카에 갈 가능성이 좀 있어보였기 때문입니다. 뭐 알고보니 사장 부자의 말도 안되는 구라들이라 뒤집어 버리고 나와서 지금 정말 빡센 일 하고 있습니다만...

여튼, 한국 사람들은 차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나라다보니 다른 나라들에선 있을 수 없는 통계도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칩니다. 독일의 범죄율이 난민들을 받아들인 전후와 다르지 않다는 이야길 하면, 난민들 통계를 뽑아보면 다를 것이라고 확언하는 분들이 꽤 많더군요. 네... 그 나라에선 그렇게 사람들을 분류해서 관리하지 않습니다. 나치가 성소수자, 집시, 정치적 반대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그리고 유태인을 분리해서 관리하다가 결국 최종 해결책이라고 가스실로 보내버렸던 역사를 반성하거든요. 난민 통계는 다를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당신의 속 안에 얼마나 인종주의가 들어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일 뿐입니다.


Fact2. 정파성! 사이다! 사실이 뭐가 중요해?


예멘 난민 이야길 하기에 앞서 무려 3회에 걸쳐서 로힝야 이야길 했던 이유가 이겁니다. 로힝야인들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인종말살정책을 그 당시에 파파이스를 진행하던 김어준씨와 민변이 ‘영국이 싸지른 똥’이라는 식으로 정리해버렸던 것. 이거 정파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사실관계의 재조립이었습니다.

거기다 이렇게 세상을 보는 시각을 두고 ‘사이다’라고 예찬하기 시작하면... 현실을 분석하고 그 현실에 맞는 해법 따위는 개에게 줘버려도 되지요. 그런데... 사실 인터넷에서 이러던 거, 흔히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것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입니다.

고 장진영씨의 마지막 작품이 ‘청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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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이 영화 잘 모르고 문화적 이해 수준이 딸리는 넘이 봤던 이 영화의 주제는 ‘시대가 좆같으면 아무리 천재적이라고 하더라도, 그리고 현실을 아무리 외면하려고 하더라도 좆같은 삶을 피할 수 없다’ 정도인데요... 영화를 보지도 않았던 분들에겐 이 영화가 겁나 친일 영화였더라구요. 뭐 이 영화를 어떤 일본인 공무원이 극찬을 했다는 ‘사실’이 이 영화의 ‘친일성’을 증명하는 논거가 되고, 영화의 각본을 쓴 이인화가 이 영화의 ‘친일성’을 증명하는 근거가 되고 그렇더군요.

정작 그 공무원은 한류가 일본에서 더 퍼지지 않아서 유감이라고 생각하며 일본의 과거 만행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거, 뭐 그런건 그 영화가 ‘친일영화’라고 주장하던 분들에겐 중요한게 아니었죠. 이인화가 하도 웃기게 각본을 써서 영화감독이 거의 대부분을 수정했다는 것도 중요한게 아니었구요.

전 이 즈음에 별 생각 없이 오마이뉴스에 기사 하나 보냈다가 욕 댓글을 한 5천개 정도 받아봤던 기억이 있어서 어지간하면 하면 이런 일이 벌어질때 앞으로 나서는 걸 꺼리게 됩니다... 사실 그래서 글을 안 쓰고 있었습니다. 결국 하도 기가 막혀서 헛웃음 터트리다가 튀어나왔습니다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많이 회자되던 것이 영국의 로더럼 사건인데요... “예멘 난민 싫어~”라고 하시던 분들은 난민과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이 이주 노동자로 불러들였다가 대처 이후 제조업을 포기하면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진 파키스탄 이주민들을 같은 신분으로 이야기하더군요. 그게 그거 아니냐라고 하시면 제 아내도 불자고 저도 불자인데 왜 우리는 다문화 가족이라고 부르는거죠? 라고 물어볼 수 밖에 없습니다.

영국에서 벌어졌던 ISIL이나 탈레반의 테러는 대부분 현지에 정착한 가족의 2~3세들이 저질렀던 겁니다. 자신이 커온 국가에서 받은 좆같은 차별에 분노한 꼬꼼화들이 과격한 이념을 받아들여 세상 바꿔보겠다고 자살폭탄 테러를 하는거죠. 이건 영국사회의 모순의 총합이 문제인거고 ISIL은 뇌관일 뿐인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이걸 ISIL 탓만 하면 테러가 없어질 것 같은가요? 그렇지 않나구요? 음... 제가 처음에 이야기하지 않았나요...? ISIL 이전에 다양한 종교를 가진 겁나 다양한 테러리스트 조직들이 있었다고 말입니다.

뭐 그러다보니 클릭수가 궁한 매체는 이런 타이밍에 이런 밥통 같은 기사를 내보내기도 하더군요.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277&aid=0004261414&viewType=pc예멘 난민들이 AK 47이나 알라의 요술봉 같은 거 갖고 제주도에 왔나부죠?


Fact 3. 난민이 종족분규 때문에 생긴다? (X) 국제사회, 특히 선진국의 책임! (O)


2010년 가을부터 2011년 봄까지 전 유급휴직 상태였습니다. 뭐 유급이라는게 말도 안되는 정도의 액수였고, 그 휴직의 사유도 회사의 운영 방향과 관련해서 지분 가진 넘이 다수가 결정한 사안에 대해 반항하니까 내려졌던 징계 비슷한 거였습니다만...

뭐 그때 책 번역 한 권 하고, 책 한 권을 썼었죠. 회사는 결국 제가 말했던 형태로 일이 되는 바람에 공중분해 비슷한 운명을 겪었습니다. 뭐 어떻게든 회생해보자고, 네팔에서 Feed Stock 부터 만들 방법을 구해야 한다고 들어갔던게 7월 정도였죠. 책 번역 하고 책 쓰기 전에 중간에 빈 시간이 좀 있었습니다. 그때 아랍의 봄이 한참 퍼지던 시점이었습니다...

이집트에서 봉기가 벌어졌을때도 미국의 매체들 조차 별 관심이 없어 보였죠. 지금이나 그때나 미국 언론이 관심 없으면 한국 언론도 별로 관심 없습니다. 이게 영어로된 이야기들이 워낙 많았던 까닭에, 그리고 그때가 또 한참 트위터가 활발해지던 즈음이었던지라... 친구들과 24시간을 돌아가며 아랍 혁명을 트위터로 중계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랍혁명이 이집트를 넘고 나서부턴 좀 다른 형태로 흘러갔었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집트 다음으로 혁명의 불이 붙었던 곳은 리비아였습니다. 그런데... 이집트로 불이 붙었을때 까지만 하더라도 트위터를 통해 볼 수 있었던 사진들은 가슴 뭉클한 것들이었습니다. 무바라크 정권이 풀어놓았던 깡패들이 시위대를 습격하니까 서로의 기도 시간에 서로를 보호해주던 콥트교도와 무슬림들의 사진, 타흐리르 광장으로 진입하려는 시위대를 물대포로 막자 그 물대포를 기도하면서 맞던 사진, 깡패들이 이집트 박물관을 습격하자 시민들이 박물관을 인간 방패로 막던 사진...

하지만 리비아는 처음부터 하드고어했습니다. 저격수의 피습을 받아 경추가 끊어진 어린아이부터 구호 잠깐 외치다가 총격으로 쓰러지는 동영상에 이르기까지... 보고 있기가 힘든 수준이었죠. 다른 곳에선 군중 시위로 정권이 넘어졌는데, 리비아에서부턴 무장항쟁으로 이어지기 시작하니까 유럽 국가들은 ‘인도적 차원에서의 군사적 개입’을 고려하게 됩니다.

문제는 유럽의 어느 나라도 단독으로 리비아는 물론 이후에 학살극이 벌어졌던 시리아도 ‘단독’으로 응징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국가가 없었다는 것. 그리고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오바마는 직접적인 군사 개입에 아주 소극적이었다는 겁니다. 거기다 당시 UN사무총장은 우려를 참 많이 하시던 분이었구요. 뭐 이런 상태에서 교전이 벌어지니 좀 골때리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NATO 체제에서 미군이 빠져버리니 피아식별부터 안되는 상황이 벌어졌죠. 특히 전투기들끼리의 오인교전이 우려되었던지라... 각 국가별로 담당 구역을 정리해놓고 공격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구도 지상군 투입을 꺼려했죠. 그 대신 뜻이 맞는 무장 단체에게 무기를 지원했습니다.

자... 여기서 잠깐요. 독재정권이 오래 유지되었던 나라에서 그 정권이 무너지면 거대한 권력의 진공 상태가 발생합니다. 이걸 민의가 채울 수 있으면 민주적인 국가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건데... 보통은 그렇게 가지 못하죠. 무너트린 이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이들을 통합할 수 있을 만큼의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라면 독재정권이 살려둘리 없거든요. 보통은 상당한 수준의 분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독재자 타도를 위해 무기를 들었던 집단들끼리 합종연횡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지요... 이 합종연횡이 애초에 무기를 지원했던 분들의 짱구대로 굴러갔던 것이 아니라는 것은... ISIL이라는 골때리는 것들의 등장으로 확인될 수 있는 문제죠.

에일리언 vs 프레테터 상황에서 민간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도피 밖엔 없지 않겠습니까...?


  Samuel Seong

<거의 모든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메인 저자입니다. 모매체 국제부에 한 20년 글썼고 요즘은 xsfm 그알싫에 종종 등장하는 그 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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