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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척리 꿀도난사건범인 피해농민이 직접 검거

최진수 (mediamall)
2020-09-16 12:10:07
지난 11일 화천군 간동면 부용산자락에서 양봉업을 하는 귀농인 남모 씨의 창고에 도둑이 들어 이곳에 보관 중이던 꿀 1,000여만 원어치를 훔쳐 달아났다.
이날 도둑맞은 꿀은 남씨가 봄부터 정성을 쏟아 채밀해 모은 것으로 350kg 상당이다.
피해 사실을 처음 확인한 건 11일 오후 3시경, 외출했다 돌아온 남씨가 주문받은 꿀을 배송하기 위해 창고에 들어서자 빈 병이 바닥에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화들짝 놀라 확인해보니 병에 담아 보관 중이던 꿀 삼 분의 이가 사라진 것, 그 순간 남씨는 귀가 중 집 근처에 주차돼 있던 흰색 제네시스 차량을 떠올렸다.
부용산자락에 있는 남씨 집은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 외진 곳으로 승용차가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인근에서 경작하는 동네 사람을 제외하면 한 달에 한두 번 벌초객이나 약초꾼이 지나다니는 산길에 고급 승용차가 주차해 있으니 눈길이 갔던 것. 하지만 요주의 차량은 이미 사라져버렸고 낙심한 남 씨는 112에 범죄 피해를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화천경찰서 수사팀은 남씨 진술에 따라 해당 차량을 추적했다. 남씨 집으로 접근하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에 설치된 버섯농장 CCTV를 검색해 해당 차량을 특정했고 차량 이동 경로를 쫓아 차량 소유자의 신원 및 주거지까지 파악했다.
절도 혐의자 주소지로 찾아간 수사팀은 드디어 그가 운영하던 약초상회 진열장에서 남씨 집에서 도난당한 물건을 발견한다. 피의자가 절도한 꿀 병에는 아직 남씨의 상표가 부착되지 않았지만, 견본으로 딱 한 병 부착한 것까지 가져다 대담하게 매대에 전시 판매하고 있었던 것, 남씨에게 사진을 전송해 증거까지 확정한 수사팀은 현장에서 외출한 범인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잠복했다. 하지만 그때 피의자는 엉뚱하게도 다시 범행 현장을 방문하고 있었다.
범행 후 며칠이 지나도록 잠잠하자 더욱 대범해진 피의자는 14일 트럭까지 몰아 다시 범행 현장을 찾았다. 피해자가 인근 밭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창고에 침입한 피의자는 남아있던 꿀 한 상자와 채밀기까지 트럭에 옮겨 싣다 남씨에게 붙잡혔다. 남씨에게 붙잡힌 범인은 충청북도 진천에서 약초상을 운영하는 자로 두 차례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다.
범인을 직접 붙잡은 남씨는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닐 정도로 여유가 있는 절도범이 절도한 꿀을 모두 사겠다고 했지만 거절했다"며 "초범이라고 하니 우발적 범행인 것 같아 선처할 마음도 있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두 번이나 침입했다는 것은 그동안 잡힌 적이 없어 점점 대범해진 상습범일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 단단히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남씨가 잃어버렸던 꿀은 형사사건 처리 절차를 거쳐 며칠 후 돌려받게 된다.
도둑놈도 좋은 건 알아서 먹어본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진짜 꿀은 이렇구나!”
주문은 010-5313-9050
<첨언>
남씨 전언
견물생심이라고 요새 같은 산속에 외딴집이라고 시건장치도 없이 꿀을 보관한 나의 불찰도 있다는 생각에 선처해주라고 진술하려는데 도둑놈이 한다는 말이 꿈에 문재인이 나타나 횡재할 줄 알고 약초산행에 나섰다 열려있는 창고를 발견했고 창고가 허름해 양봉업자가 최근에 사망했을 거라는 생각으로 꿀을 가져갔다는 말에 화가 치밀더라. 꿀은 물론이고 빈 병에 채밀기, 꿀 병 담아주는 쇼핑백까지 몽땅 차에 실었던 놈이 할 소린가? 검거 당시 놈이 낫을 들고 있었지만 조금도 겁나지 않았다. 내 차량으로 놈의 차를 가로막고 어디서 온 사람인데 남의 물건을 가져가는 거요? 하며 손목을 움켜잡았더니 바로 무릎을 꿇고 빌더라. 그순간 범인은 범행 현장에 다시 온다는 셜록 홈즈의 말이 떠오르더라.

 1980~90년대에 민주화운동 관련으로 여러 차례 투옥되었고 지금은 강원도 화천 오음리에서 농사 짓고 글 쓰고 생들기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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