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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텔 뭄바이>에 대한 TMI

Samuel Seong (mediamall)
2019-06-11 1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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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지마할 호텔

영화의 주된 배경이 되는 타지마할 호텔은 Indian Hotels Company Limited 줄여서 IHCL의 호텔들 중 하나입니다. IHCL은 5성급 호텔로 Taj 호텔을, 중저가 호텔로 Ginger 호텔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호텔 체인은 TATA 그룹 계열사기도 합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타지마할 타워 호텔은 그 만들어진 배경부터 상당히 "영화적"입니다. 타타그룹의 창업주인 잠셋지 타타가 구자라트에서 뭄바이로 출장 오실 일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당시 뭄바이의 최고급 호텔이었던 왓슨 호텔은 "인도인은 출입금지"라는 정책을 표방하고 있었다지요. 구자라트에서 오셨던 이 노신사분, 여기에 꼭지가 돌아 인도인도 숙박할 수 있는 당대의 고급 호텔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게 바로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타지마할 타워 호텔입니다.

 

다른 영화인 Crazy Rich Asians의 도입부분과 비슷하지요.

 

2 잠셋지 타타

 

이 멋쟁이 영감님, 잠셋지 타타는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구자라트 출신입니다. 인도의 구자라트는 힌두교 세가 아주 강한 곳입니다. 인도의 현 집권당인 Bharatiya Janata Party, 줄여서 BJP는 흔히 인도 인민당이라고 번역합니다만, 힌디어를 그대로 옮기면 '태양족의 당'입니다. 힌두교도들은 자신들을 '태양족'이라고 하거든요. 힌두교 민족주의 정당이지요.

 

그러다보니 요즘은 구자라트에 소가죽으로 된 것을 갖고 다녀도 경을 칩니다. 잠셋지 타타는 이런 힌두교 꼴통 지역에서 대대로 조로아스터교의 사제를 맡아왔던 가문의 장자로 1839년 3월 3일에 태어났습니다. 1904년에 돌아가셨으니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을 사셨던 분이지요.

 

당대에 이 분과 교류했던 분들이 인도 독립의 아버지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분은 '정치적으로 독립을 쟁취한다고 하더라도 산업적으로 영국에 예속되어 있다면 진정한 독립을 쟁취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갈하셨다죠. 그리곤 본인은 인도 산업화에 자신의 생을 겁니다.

 

그래서 중공업의 모태인 철강산업, 가장 저렴한 전력 에너지를 생산하는 수력발전, 과학을 교육할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기관의 설립을 목표로 삼습니다. 그리고 그의 꿈은 타타그룹의 4대 회장인 J.R.D 타타에 실현됩니다. 이 분은 인도의 초대 수상인 네루의 헌신적인 지지자이자 가장 적극적인 비판자였지요.

 

여튼, 잠셋지 타타가 철강공장을 짓겠다고 나섰을때 가장 먼저 설계했던 공간은 노동자들의 휴식공간과 기숙사였답니다. 그리고 20세기 초반에 타타스틸이 가동되기 시작했을때 가장 먼저 실시했던 것이 8시간 노동, 회사가 제공하는 의료보험, 그리고 정년퇴직제도였다죠… 이게 우리가 일제에 강점되던 즈음의 이야기입니다…

 

 

그 회사, 타타스틸입니다. 2012년에 직접 가서 찍었던 사진입니다. 이 사진 한 방 박겠다고 잠세드뿌르에 갔더니 인도 마오주의 공산 반군인 낙샬리스트들이 그 근처 마을 경찰서장을 죽였던 바람에 호텔 체크인하는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렸었습니다. 물론 밤엔 못 나갔죠. ㅠㅠ

 

이 분, 또 한 카리스마 하셔서 당대의 초특급 엔지니어들에게 맨땅에 헤딩하자고 나서셨던 분이기도 합니다. 철강회사 설립 당시에 US스틸의 특급 엔지니어에게 찾아가 대뜸 "내가 인도에 세계 최대의 철강회사를 지으려고 하는데 동참하지 않겠소?"라고 강한 인도 억양의 영어로 말을 건냈을때 바로 따라 나섰다고 하더군요.

 

더불어 19세기 말에 아시아 최초의 장학재단인 타타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1898년에 자신의 총재산 '절반'을 기증해 인도 과학원을 설립합니다. 이곳이 인도 과학기술자들의 요람이 된 것은 뭐 당연한 이야기죠. 인도 독립 당시 고위 관료들의 1/4가 타타 장학생이었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의 이런 헌신에 대해 인도 국민들은 타타스틸이 세워진 도시의 이름을 잠세드뿌르, 잠셋지의 땅이라고 붙이고, 철도역은 타타나가르, 타타역이라고 이름을 붙여 그의 이름을 기리고 있지요.

 

 

영화속에선 타지마할 타워 호텔 안에 있는 동상이 잠깐 나오지요. 복구를 끝낸 다음에 재개장을 축하하는 행사 장면이었을 겁니다.

 

 

3 테러 & 복구

 

영화에서의 그 테러로 최소 164명이 사망했습니다. 이 참사가 수습된 후, 지금의 타타그룹 회장인 라탄 타타는 다음의 내용을 발표합니다.

 

"테러공격에서 살해된 타지마할 호텔의 직원들의 유가족에게 직원들이 원래 정년퇴직할 시점까지 임급을 지급할 것이며 유자녀의 경우 국내외를 막론하고 본인이 원하는 학업을 마칠때까지 학비를 지원하겠다." 잠시 숨을 쉬고 이 말을 덧붙입니다. "가장을 잃은 슬픔을 이것으로 달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전통을 갖고 있고, 직원들에게 이렇게 대우하는 호텔이 왜 고객을 '신'으로 받드는지 이해하실 수 있으실까요?

 

4 데브 파텔

 

 

우리에겐 슬램독 밀리어네어와 뉴스룸으로 친근한 데브 파텔은 이 영화에서 시크족으로 나옵니다. 터번 둘렀다고 무슬림이라고 착각하시던 분들도 있는데... 무슬림이 아니라 시크입니다. 힌두교와 무슬림의 장점을 섞어서 인도에서 만들어진 종교죠.

 

5 마지막으로...잡설

 

 

타지마할 타워 호텔은 스텐다드실이 1박에 20만원 정도 합니다. 그러니 인도를 다니는 여행자들에겐 그냥 그림의 떡이지요. 하지만 위에서도 말씀드렸듯... 이 호텔 체인의 중저가 브랜드인 Ginger Hotel은 한국의 모텔급 절반 정도의 가격으로 1박을 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인도를 방문하실 일이 있다면 한번쯤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Samuel Seong

<거의 모든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메인 저자입니다. 모매체 국제부에 한 20년 글썼고 요즘은 xsfm 그알싫에 종종 등장하는 그 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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