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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조국의 '진정한 친구'인가..?

牛公移山 (bhsaurus@gmail.com)
2020-01-21 04: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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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 관계'라는 게 있다.

조국 전 장관이든 이해찬 대표든, 민주진보진영 내에서 나름 친교 관계에 있는 분들이 직접적으로 비판을 꺼리는 사정을 '인간적으로'(-__-)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나만 해도 하루 이틀 얼굴 본 것도 아니고, 상대의 명백한 잘못이라도 누군가 비판한다면 인맥 관계로 오히려 나서서 한마디 변호라도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관계의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솔직히 나라고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네가 잘못했다, 당신이 잘못했다고 한마디 거드는 게 마음 편치도 않고
상대에 따라서는 충심의 조언으로 이해하기보다 서운함이나 배신감으로 받아들여 정작 그 이후로 사이가 불편해지는 경우도 있다.


누군가는 지적해야 하는 잘못이라면 당연히 서로가 호의, 신뢰를 갖고 있는 사이에서 지적해주는 것이 받아들이기도 상대적으로 쉽고, 궁극적으로 그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믿지만,
어쨌든 그 부담을 안고서 지적하려다 보니 모르는 사이라면 100을 비판할 것을 50으로 줄이거나, 최소한 10이라도 지적하면서도 부담에 더해서 그 차이 때문에 스스로 흔쾌하지 않은 찜찜함을 떨쳐버리기 힘들다..-__-



우리가 어릴 때부터 들어온 옛이야기 중에 '진정한 친구'에 대한 부자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가 있다.

부자 아버지 덕분에 아들이 매일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노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자, 아버지가 아들에게 네가 살인을 저질러도 감싸줄 친구가 몇이나 있느냐고 묻는다.
아들이 열 손가락이 모자라다고 자신하자, 삶은 돼지 한 마리를 자루에 넣어 마치 시체처럼 보이게 해서 함께 실제로 아들 친구들을 찾아가지만, 말을 꺼내자마자 다들 문전박대를 했다는 얘기다.
얘기는 아시다시피 정작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자기 친구를 찾아가 같은 얘기를 하자 자신의 일처럼 걱정하며 숨겨주는 걸 보고 아들이 깨우침을 얻었다..는 걸로 끝나는데

이 얘기가 담고 있는 의미는 물론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한편으로 이 얘기는 언제 어느 경우에서나 들어맞는 절대적인 진리일까..??

조국 본인부터가 최순실이 정유라 학점에 개입한 걸 비난하던 바로 그 시기에 정작 본인은 아들 컨닝을 도와주는 이중적 행태를 저질렀다지만
모르는 남에 대해서라면, 또는 수구적폐세력에 대해서라면 서슴없이, 가차없이 비판했을 사람들이
조국과 가깝다는 이유로 비판을 꺼리는 수준을 넘어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상황을 호도하는 데 동조하고 나서는 건 정말 옛이야기에 나오는, 살인을 저질렀어도 감싸주는 '진정한 친구'이기 때문인 걸까?
본인들의 평판까지도 희생(?)해가면서 친구를 감싸주는 눈물겨운 우정일까..??

소위 조국대전이 가지는 여러 다양한 함의 중 최우선적으로
흔히 말하는 386세대를 위시한 민주진보진영...범위를 좁혀서라도 소위 강남좌파의 이중적 도덕성이 논란이 되는 마당에
생판 모르는 사이에 ‘내가 조국이다’를 외치며 나선 대중, 지지자들은 논외로 하더라도
조국과 가깝다,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조국이 적폐 검찰의 잔인무도한 폭력 앞에 나약하고 무고한 피해자일 뿐이라고 적극 엄호(..라고 쓰고 대중 선동이라고 읽는다 -__-)에 나선 지인들의 면면은 하나같이 과거 386 운동권의 주요 명망가들이었다.

앞서 말한 '진정한 친구' 우화에 나오는 예화는 그저 사적인 관계만으로 보자면 더없이 아름답고 훈훈한 이야기겠지만
살인자를 숨겨주는 것이 사회적 정의의 측면에서 전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친구가 사망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 친 걸 숨겨줬는데, 피해자는 늙고 병든 부모와 어린 아이들을 부양하는 가난한 가장이었다면?
그래도 우리는 가해자를 숨겨준 친구를 우정의 이름으로 칭송해도 되는 것일까?

지나치게 극단적인 비유일지 모르지만,
조 전 장관을 감싸는 친구들의 우정은 그럼 아름다운 것일까, 역시 극단적인 예일까?


소위 조국대전은 지금 우리 사회가 올바른 개혁으로 가느냐 반지성적 중우적 파퓰리즘으로 가느냐를 가름하는 시대적 중요성을 지니는 사안이다.
우정을 빌미로 공과 사를 구분 못 하는 건 그 자체로 또 다른 도덕성의 파탄이 아닐까.? -__-;;

(이해찬 대표의 경우도,
주변 참모들이 나서기 힘들다면 최소한 가까이 인간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도 수두룩할 텐데
누군가 본인이 이해하게끔 따끔하게 지적을 해줬다면
벌써 몇 번째 똑같은 망언을 되풀이하진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이 대표와 막역한 사이로 알고 있는 주변 몇몇 지인들에게 공연히 느껴본다..ㅠㅠ)



나도 이제 우리 나이로 60이 됐는데,
내가 세상을 잘못 살아온 것일까
세상이 갈수록 암울해져 간다는 또 다른 실례 중 하나인 것일까...ㅠㅠ


 


• 시민단체 중견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되도록 좀더 객관적인 주관을 가지되 독선은 배제하자..는 모토로 세상을 바라보고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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