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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당한 촛불 4년의 현주소..

牛公移山 (bhsaurus@gmail.com)
2020-10-29 09: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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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촛불을 밝힌 지 딱 4년째 되는 날이다.
(정확히 말해 2016년 10월 29일 첫 촛불은 광화문이 아니라 청계광장이었지만 ^^;)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촛불은 꺼지고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친문 문위병이라는 유사 촛불이 광장의 촛불을 꺼뜨리고, 자신들이 촛불의 적통이라고 참칭하고 있는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국면을..아니 현국면의 핵심 초점을 적폐검찰 윤석열 vs 검찰개혁 추다르크라는 대립 구도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전형적 착시현상이다..-__-

이런 프레임으로 현국면을 보는 분들의 공통된 특징은 아직도 여전히 '전통적 민주세력 대 우리 사회의 강고한 수구 헤게모니'의 이분법에 빠져 있다는 점인데
이미 우리 사회에서 수구 자체는 정치적 실세로서 의미가 없다.

왜 그런지는 이미 몇 년 전..박그네 탄핵 후 대략적으로 쓴 적이 있기에,
다소 길지만 이야기 전개를 위해 다시 인용해본다.

 

(*2017년에 썼던 글)
한 언론에 한국사회를 지탱하는 진보와 보수 양대세력의 하나인 보수가 몰락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세계] '주인'은 없고 '깃발'만 나부끼는 보수의 몰락

완전히 헛다리 짚은 기사라고 본다...ㅋ

한국에서 몰락한 건 보수가 아니라 해방 이후 70년 동안 보수를 말살시키고 스스로 보수라고 참칭해온 수구의 오랜 끈질긴 역사가 드디어 파탄을 맞은 것..-__-;;

87년 6월항쟁으로 시작해 지난 촛불 항쟁으로 한국의 수구세력은 국민 앞에 자신들의 적나라한 치부를 완전히 까발림 당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전히 합리적인 판단 능력을 상실한 60대 이상의 세대..그리고 계급적 이해관계로 수구에 빌붙은 일부 집단만이 아직도 강고하게 수구를 지지할 뿐임..

후자를 제외하면, 전자의 세대적 분리는 그야말로 자연적인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해소만을 남겨둔 상황이고, 다만 변수(원래는 상수였지만 그조차도 수구의 자기 파탄으로 변수로 변해가고 있는..^^;)는 영남(더 좁게는 TK..)의 변화 속도가 얼마나 빠를지 느릴지뿐이다..

한마디로 기존 수구 정치세력을 여전한 주체로 하는 보수의 재건 또는 재편이라는 건 전혀 신기루나 다름없는 헛소리에 불과하고, 말 그대로 보수의 재건은 우선 인물로서 현재의 정치세력이 대폭적으로 물갈이되어, 이념적으로 합리성을 지향하는 새로운 인물(세대)들로 대체되어야만 비로소 가능할 것인데..

여기엔 다시 또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첫째는 애당초 기존 수구가 그런 합리적 보수의 싹을 거의 절멸시켜놓은 상태에서 이쪽의 그나마 젊은(새로운) 인물들이래봐야 여전히 이념적으로는 전혀 차별성이 없고 능력이나 인성 등에서는 기존 인물들보다 오히려 더 저열한 일베류..들밖에 없어서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고..

수구가 지배해온 70년 정도가 다시 걸릴 거..라고 한다면 조금 과장이겠지만..ㅋ

(어쨌든 현재로서 그나마 수구에서 합리적 보수로 변신 코스프레 중인 몇 지명도 있는 인물들의 역할이 어느 정도나 될지도 변수겠지만, 당장 부자가 망해도 3대를 간다고 아직은 현상적으로는 앞서 말한 구세대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수구 본류의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소멸하는 최소한 10여 년 이상을 이들이 과연 뚝심 있게 버텨내줄 거라고는 솔직히 전혀 기대가 안 된다..ㅋ)

둘째는 반대로 수구와 공생했던 강고한 자본권력은 여전히 위세를 잃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의지에 따라(그리고 사실 당연히 적극적 의지를 가질 수밖에 없겠고..-__-) 어쨌든 그 기간은 상당 부분 단축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본권력이 개입하는 구체적 양상은..아마 기존 온건보수..자유주의 중도좌파를 모태로 하게 되는 것이 가장 현실적 가능성이 높을 것인데...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심각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문제는...수구의 몰락과 별개로 다른 한편에서 진보의 진출 전망은 '주객관적으로' 여전히 밝지 않다는 것이다..ㅠㅠ)



정작 지금 다시 읽어보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는 글이다.
어줍잖은 예언이 완전히 빗나갔기 때문이다...-__-;;

나는 수구세력의 몰락을 확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구세력은 현실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고
그래서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수구세력과의 대결을 현국면의 핵심 과제로 굳게 믿고 있다.

그러나...얼핏 그럴 듯해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이 분석은 전혀 잘못되었다.
수구세력의 맹위는, 그들 자신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예언(?)이 들어맞지 않은 이유는, 결정적으로 '촛불을 계승했다'고 자임하는 이 정권의 배신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못했던 나의 나이브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ㅠㅠ

수구세력이 여전히 강고한 듯이 보이는 것은 말하자면 죽기 직전의 회광반조 같은 것이고
더 나아가 정작 현정권 세력이 무능+정략적으로 그들의 몰락을 강고하게(-__-) 막아주고 있을 뿐이다.

전통적으로 과거(2017년 이전까지) 수구세력의 헤게모니가 우리 사회에 전일적 배타적 폭력적으로 관철될 수 있었던 근본 이유는 그들이 자본과 결합돼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 본질이며,
그 자본은 이제 이미 기회주의적 우파 자유주의 세력인 민주당과 손을 잡았다.
실제로 계급적 본질에서 둘은 서로 전혀 이해가 상충하지도, 적대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정작 수구세력은 이미 국민들이 사형선고에 이어 사형 집행까지 마친 바 있다.
즉 그들의 물리적인 정치적 생명력이 이미 몰락한 상황에서...현 집권세력이 끊임없이 이들을 좀비로 되살리고 있는 것이 촛불 이후 지난 4년간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이 촛불로 퇴출시킨 수구를 이 정권이 끊임없이 되살려내면 국민이 다시 선거로 심판하고..대선 이후 다시 살려내면 다시 또 지방선거로 심판하고..
그 궁극의 결과로서 지난 총선의 본질은 즉 더 이상 이 정권이 자신들의 무능과 기회주의와 반개혁성 때문에, 그리고 이를 감추고 대중을 호도하기 위해 수구를 되살려내는 데 대해 마지막 쐐기, 대못을 박아 확인사살까지 마친 사건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 정권은 아직도 전혀 반성과 개선의 조짐이 없지만 ㅋ)

단적으로 말하면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즉자적 열망과 이 정권의 기만적 대중선동 간의 대립 전선이야말로(사람들이 현상적으로 자각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현국면의 감춰진 본질일 수도 있다...-__-



• 시민단체 중견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되도록 좀더 객관적인 주관을 가지되 독선은 배제하자..는 모토로 세상을 바라보고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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