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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경제'를 아십니까?

牛公移山 (bhsaurus@gmail.com)
2021-09-12 11: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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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의견은 퍼온 글 말미에...)

[퍼옴] 최근 들깨값이 2~3배로 올라서 생들기름 가격도 급등했는데요. 초록농장에서는 전년도 가격 그대로 추석선물세트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사연이 좀 있는데요.

작년에 모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자라는 사람이 접근해서 설선물로 몇천만 원어치 주문할 테니 준비해 놓으라고 하더랍니다.
살짝 의심이 갔지만 직접 농사지은 들깨만으로는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 열심히 발품 팔고 대출까지 받아서 좋은 들깨를 확보해놨는데. ...

그 운영자라는 사람이 설이 임박했는데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알아보니, 농장주께서 페이스북에 OO 비판글을 가끔 올렸는데 이에 대한 응징 차원일 거라는 대답이 돌아왔답니다.

물론 추측이지만 소규모 농장주 입장에서는 엄청난 리스크라서 서둘러 계정을 폐쇄했답니다.

그래서 설특판 망하고 창고에 보관 중인 엄청난 양의 들깨를 어찌하나 탄식 중이었는데, 올해 봄부터 들깨 값이 엄청 뛴 겁니다. 국내산 2배 이상, 수입산 3배.

지금 웬만한 식당에선 들깨 취급도 못 하고 대기업 제품도 들깨가 들어간 제품의 가격을 올리고 있지요.

농장주께서는 보관 중인 들깨를 그대로 팔기만 해도 두 배 이상 이윤을 얻을 기회가 생긴 거지요.

그런데 이 우직한 양반, 생들기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서 예년 가격 그대로 재료 떨어질 때까지 판매하겠다고 합니다.

냉압착 생들기름은 대량생산을 할 수 없어서 주문 들어오는 대로 착유한다는데요, 아직 재료 많이 남아 있다고 하니 많이 주문해주시고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어쩌면 이런 사연을 공개하는 것이 더 큰 리스크일 수도 있지반 지금 회복하지 못하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동의해 주셨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로 곤경에 처한 성실하고 정직한 생산자분이십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http://www.kongaru.net/goods/21699



말 그대로 말미의 덧글 때문에 불필요한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겠다..ㅠㅠ


조국대란 이후 불거진 문제 중 하나가 소위 '구독 경제'의 문제였다.

대표적으로 대중의 후원이 주수입원인 대안언론 매체를 중심으로, 해당 언론이 명확한 진영논리의 입장에 서지 않으면 후원자들 중 일부가 반발(-__-)해 후원을 끊어버림으로써 유지, 재생산에 크고 작은 타격을 입는 현상을 말한다.

더구나 어중간한 입장도 아니고, 역으로 명확하게 합리적 기준으로 비판의 입장에 설 때...특정 진영논리에 심취한 대중들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되는 데 비례하여 그 구독 경제의 대미지는 매체의 존폐를 가름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다.

구독 경제라는 단어는 일종의 신조어지만

문제로서는 아니고 말하자면 현상으로서는 전혀 생소한 것은 아니다.
예전에 '말지'(지금은 경영난(-__-)으로 문 닫았지만 전두환 정권 당시 '보도지침'을 폭로해 6월항쟁으로 가는 길을 여는 데 큰 기여를 한..)에 근무하던 지인에게 들은 얘기가
보도지침 사건이나 박종철 사건, 6월항쟁 등 민주화에 관심이 높아지면 판매부수나 후원금이 두 배 세 배로 늘어났다가,
6월항쟁 이후처럼 민주화에 대한 열기, 관심이 가라앉으면 매출 역시 대폭 줄어든다..고 했다.

비슷한 사정은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 같은 대안언론도 마찬가지고

시민단체들 역시 민주화 열기의 고조와 퇴조에 따라 회원과 후원금이 심한 부침을 겪는다.

그러나...이렇게 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에 의존하는 후원금을 정작 진영논리의 무기로 삼아 단체나 언론을 압박하는 일은 조국대란 이전까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__-;;

(얼마 전에 지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시민사회에서 일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시국 관련 토론회를 연 일이 있다.

해당 토론회를 유투브로 중계하기 위해 채널을 가지고 있는 몇 개 대안언론에 타진한 적이 있는데..
그중 한 곳의 대표로부터 '뜻에는 공감하지만, 우리 매체가 중계하게 되면 생각이 다른 후원자들이 반발하고 이탈할 우려가 있다'며 난감해하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ㅋ)


대안언론과 시민단체만의 문제가 아니고

내가 아는 한 소규모 쇼핑몰은 많지 않은 이익을 쪼개 장기투쟁사업장을 지원하는 등 나름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에도 많은 관심을 가진 업체였는데
대표가 조국대란 국면에서 비판적 입장임이 알려져 매출이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져 그야말로 심각한 위기를 겪었다(..고 하기에는 지금도 현재진행형 -__-;;)고 들었다.

구독 경제까지는 아니라도, 예컨대 진중권 김경율 권경애 유창선 등 알려진 반조국 필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나 같은 이름 없는 무명 소졸의 글조차 공유하거나 좋아요를 누르면, 지인 중에 '왜 좋아요 눌렀느냐'고 시비(당사자는 물론 전혀 시비라고 생각 않고 불타는 정의감으로 설득하려 한 거겠지만 ㅋ)를 걸어 결국 좋아요 누르는 것조차 눈치 보여 못 누른다는 하소연을 숱하게 들었다...ㅠㅠ


이 어설픈 정의감이, 위 농장의 경우처럼 의도적 노쇼로 이어져 범죄 수준의 피해를 입히면서도 알량한 정의감으로 자기합리화되는 수준에 이르면..

센델이 아니라도 도대체 '정의란 무엇인가' 하는 회의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__-;;


이와 관련해서 한 가지 얘기를 덧붙이자면..

얼마 전부터 한겨레는 재정난 타개의 한 방식으로 기사 후원제도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한겨레의 재정적 고민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물론 깊이 이해하지만, 정작 작금의 소위 조국대란 이후로 진영논리에 천착한 '구독 경제'의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기사 후원제도를 적극 시행하는 것은 오히려 역으로 진영논리를 더욱 강화한 편파적 언론으로서 이른바 '친문 코인'을 바라는 게 아닌가 싶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ㅠㅠ


실제로 현실에서 친문에 영합하지 않는다면 유의미한 후원금이 들어올까 싶고...

어쨌든 굳이 이 시점에서 후원회원이란 제도를 시작한 것이 구독 경제를 의식한 것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내가 나설 일은 아니지만...후원회원 제도 실시 후 최근까지 관련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__-)

 


PS. 위 들기름 판매에도 많은 관심과 구매, 주변에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 시민단체 중견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되도록 좀더 객관적인 주관을 가지되 독선은 배제하자..는 모토로 세상을 바라보고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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